의풍에 있는 백장사에 도착했다. 넓은 터에 옛 사찰의 좌향을 90도 틀어 복원된 신규사찰은 구중궁궐처럼 웅장하다.
'마조도일'스님의 문하에 삼철이 있는데 '서당지장'과 '백장회해'와 '남전보원'이다.
서당지장으로부터 신라의 구산 중 세 개의 선문이 법을 잇는데 신라승 도의, 홍척, 혜철에 의해 개산한 장흥보림사, 남원실상사, 곡성태안사다. 그리고 법 거량에서 고양이목을 날려 ‘남전참묘’화두로 유명한 '남전보원'스님의 법은 걸출승 '조주종심'으로 이어지고, 바로 이분이 ‘일일부작이면 일일불식’의 주인공 '백장회해'스님인데 이 곳에서 '위산영우','황벽희운'으로 법을 전한다.
백장사는 당 대력연간(776~779)에 ‘향존암’으로 창건되었는데 백장스님이 주석하며 사명이 바뀌었고 명, 청 시대에 산내에 3사 5묘 48암자로 가장 융성했다.
부처님의 상호로 조성당시 세도가나 황제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참배 전 점심부터 해결해야했다. 이곳의 기치가 '일안하면 밥 안준다'이니 마치 밭 두세 마지기라도 갈아놓고 온 것처럼 앉아 기다렸다.
오늘의 메뉴다. 그릇을 좀 더 쓰지,,, 한 그릇에 국과 찬과 숭늉까지 받으니 나중에는 꿀꿀이 죽이 돼버렸다. 역시 네 그릇을 쓰는 우리 발우공양이 합리적이고 위생적이다.
스님은 백장청규(百丈淸規)를 제정하여 교단의 조직이나 수도생활의 규칙 등을 성문화한 업적을 남겼다. 백장청규 그 한질을 고맙게도 지객승이 백장사 사지와 함께 전했다. 원본은 당 ·송 시대에 이리저리 흩어져서 없어졌으므로, 1335년 원(元)나라의 백장 덕휘(百丈德輝)가 순제(順帝)의 칙명을 좇아 수정, 전국 선원에서 시행시켰는데, 바로 이것이 《칙수백장청규》이다. 그것을 정리해놓은 것 같다. 일독해볼 일이다.
절 뒤 대나무 숲 속의 글씨 '천하청규'는 당 유공권의 글씨다. 유공권을 사전검색해 보았다.
'중국 당나라의 정치가이자 서예가로 자는 성현(誠懸)이다. 왕희지(王羲之)의 서체를 익혀 기초를 닦은 다음, 여러 명필의 서체를 연구하여 각체(各體)에 모두 능하였다. 안진경(顔眞卿, 709~785)의 뒤를 이어 당의 해서(楷書)를 집대성하였다. 유공권체는 안진경체의 두툼한 멋보다는 힘찬 필력(筆力)이 더 강조되고, 점과 획이 강건하여 날카로운 느낌이 든다.'
오른쪽 글씨는 푸른 ‘벽’에 구름‘운’자로 벽운(碧雲)이다. 누가 써놓았는지 백장사사지에도 언급이 없다. 조사들의 법맥을 상징하는 말이 아닐까.
보살님들 왈 ‘여기,,,우리집이네,,,’
‘불락인과 불매인과’의 여우굴이 있는 ‘야호암’이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곳이다. “저는 사람이 아니오라 여우입니다. 옛적 가섭불 시대에 이 백장산에서 선을 지도하고 있을 적에 ‘크게 수행한 선지식도 인과법에 떨어집니까?’라는 학인의 질문에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因果)'라고 대답을 하고도 자신이 없어서 주저하였는데 그 과보로 5백 생 동안 여우의 몸을 받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살찐 여우도 드나들만하게 입구가 여유 있다.^^
여우굴에서 바라본 백장사다. “스님께서는 뭐라 답 하시겠습니까?” “불매인과니라,,,,” 이법문을 들으러 거동하는 여우의 중얼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오늘은 절에서 법회가 열리고 있다하니 변신해서 법문 들으러 가야지,,,아이고 끙,,,얼른 이 여우의 몸을 벗어야 할 텐데,,,오랑보리바라봉,,,변해라 얏,,,"
자재정, 육조단경의 수행법인 ‘간파’ ‘방하’ ‘자재’로 우물의 현판과 기둥 글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