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사를 뒤로하고 한참을 이동 후 찾은 곳은 황벽스님의 행화도량 황벽사다. 역시 저 창고 같은 건물을 법당으로 법난의 시기를 보냈다.
낡은 현판이 지금의 황벽사를 대변하고 있다. 급히 배휴가 다시 환생해야 할 것 같다.
창고 같은 법당에 쓰여진 '전심법요'로 스님의 전법도량임을 알 수 있다. 백위안씩 거둬 불사동참비로 시주했다.
폐사지에 들어선 이런 민가는 이제 보상해서 내보내야 할 대상이다. 보상가가 적절치 않은지 불사가 멈춰있다.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현 상황을 대변하는 것 같다.
황벽사의 옛이름은 영축사, 지금은 이렇게 복원중이다.
황벽으로부터 37대, 38대 스님의 묘탑에 내외신기자들이 몰려왔다.
묘탑순례중인 일행들한테 급히 달려온 두 스님도 묘탑의 주인공들에 대해 잘 몰랐다. 조사중이라고만 했다. 법난을 겪은 후휴증이 심각하다.
묘탑에서 대 밭 사이로 본 복원중인 법당.
탑신의 일부같은데 의자로 쓰이고 있었다.
황벽스님의 묘탑은 절에서 제법 떨어져 별도로 시골정취가 물씬 풍기는 저 논두렁 길을 한참 지나 있다. '임제'도 '배휴'도 지났을 저 길을 마을사람들이 열심히 수리중이었다.
공사에 동원된 조랑말이 힘겹게 돌을 나르고 있다. 그 공덕으로 축생 몸 벗고 복인으로 태어나라고 진심으로 빌었다.
‘개산시조희운단제선사지탑’이라 쓰여 있다. 스님의 시호가 ‘단제’라 정해지는 데는 일화가 있다. 당 선종이 황벽스님과 같은 절에 수좌로 있을 때 스님에게 법을 묻다 뺨을 세대 맞는데 후일 즉위에 오른 선종은 그 일을 기억해 ‘추행’이라는 시호를 내리려했다. 호랑이 같은 용모의 황벽스님에게 뺨맞은 기억이 아주 아렸던 모양이다. 그러나 ‘배휴’가 극구 말려 ‘단제’라 수정해 내렸다한다.
사진 찍을 때 장난기 발동은 승속을 떠나 있다. 손가락을 두개 올려 다행이다. 구여운 성재스님.
육조이후 칠 팔세기는 이렇게 많은 선사들이 득오전법한 선의 황금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