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의 번갯불이 등 색감을 더욱 좋게 해놓았어요.
등 작업을 하며 00법우에게 물었다.
‘올 초파일엔 00도 등하나 켜야지?’
‘스님! 왜 나한테 영업을 하고 그러세요,,,’
‘ㅎㅎㅎ,,,’
00법우의 유모성 발언에 한참을 웃었다.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절에 열심히는 나오는데 초파일에 등 켜는 일이 남의 일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점등 비용은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아마도 그것이 부담스러워서는 아닐 것이다.
봉축 등도 안켜는데 평소에 시주할일이 있을까?
일 년에 만원도 시주 않고 절에 다니는 사람도 있다.
주로 청소년기를 절에서 보낸 불자들한테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애초에 보시와 시주개념은 없었고 그런 경향이 성년이 되고 사회구성원이 되어서도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오히려 견고해야할 신심이 퇴전돼있는 경우가 더욱 많다.
이는 어려서 절에 나오는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 스님들이 보시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라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유치원을 운영하는 스님들은 꼭 고사리 손으로 시주함에 백 원, 천원이라도 넣게끔 교육하고 있다.
법수선원도 여타 절처럼 화주해오라고 등 꼬리를 돌려볼까?
화주가 뭔지 시주가 뭔지 알게끔 교육차원에서 말이다.
불사 화주책을 받아든 그 스트레스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대체적으로 법수선원 신앙생활이 편하고 좋은 줄은 알고들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