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손에 잡히면 남아나는 게 없다.
선방의 죽비가 깨지고 리모컨이 날아간다.
아기들 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은 물어뜯겨지고 던져지는 호기심대상이다.
찻잔주인은 날아다니는 잔을 보며 전전긍긍이지만 아기주인은 태평이다.
아기 기죽일 일 있냐며 제재를 안 한다.
절 구경 온 대여섯 살 된 마을아이는 제 몸을 어찌할 바를 모른다.
손발과 허리를 놀리며 이리 뛰고 저리 튀다 순간 멈춘듯하면 문득 달아난다.
온갖 곳에 출입이 자유로운데, 일행 중에 부모가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찻잔주인도 키우는 개가 귀여워 죽겠는 모양이다.
강아지들이 힘차게 밭고랑을 밟아 버려도 모가지를 틀어쥐며 잘했다고 칭찬일색이다.
새싹이 뭉게져 화가 난 밭주인의 고성은 안중에도 없다.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더니 귀여워도 마찬가지인가보다.
세곡동주변이 노인과 아이들로 넘쳐나게 생겼다.
사하촌 리엔파크에는 별도의 단지가 노인들만의 입주를 기다리고 있고,
칠팔천 세대가 들어설 보금자리아파트는 아이 셋 가진 가족들이 높은 점수로 대거 당첨되어있다.
앞으로는 아이들과 노인 분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 한다.
포교와 전법 차원으로 교육과 복지를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손 놓고 기 살리는 방목교육이 제일 속 편고 좋을 것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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