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人)변에 일찍 증(曾)자가 합친 중 승(僧)자는 일찍 된 인간, 즉 선구자요 깨어있는 자라는 뜻이다.
반면 골짜기에 사는 사람이란 뜻의 속(俗)자 뒤에 사람인(人)자를 붙혀 속인(俗人)하게 되면 아주 좀스럽고 속물스럽다는 뜻이 내포되어있다.
이렇게 어원부터 승속이 유별났지만 유명한 스님들 중에는 말년을 비승비속으로 산 스님들이 많았다.
신라 ‘원효’스님이후 ‘진묵’스님, ‘만공’‘경허’스님, ‘만해 한용운’과 근자에 ‘춘성’스님, ‘중광’등이 그렇다.
승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자재하고 파격적인 삶 앞에서는 ‘비승비속(非僧非俗)’ ‘반승반속(半僧半俗)’이 갖는 어정쩡함도 일시에 불식됐다.
일본에는 아예 ‘비승비속’을 종지로 추앙하는 종파가 있을 정도이고, 만해 한용운스님은 불교유신론에서 승려의 취처(娶妻)를 도모하며 불교의 세속화를 위해 솔선했었는데,,,
비승비속은 자신과의 적절한 타협점인가.
‘말세에는 가승이 입산하고 진승은 하산한다.’는 말을 실현이라도 하려는 듯 요즘은 대중처소보다는 토굴정진을 선호하는 스님들이 많다.
하산해서 비산비야(非山非野)에 주하며 비승비속(非僧非俗)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봄볕은 처소를 가리지 않건만, 분별은 끝없는 인간의 본업이아닌가 한다.
세여청산하자시 (世與靑山何者是)
춘광무처불개화 (春光無處不開花)
세속과 청산, 어느 것이 옳은가
봄볕에 꽃피지 않은 곳 없나니,,,
-경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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