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거가 끝나면 기도스님은 휴가를 간다.
예불을 마친 후 ‘기도스님 휴가 갔어요.’하니까.
‘스님도 휴가가요?’라는 물음이 바로 이어진다.
그 말끝에 ‘스님도 암 걸려요?’라는 말이 피드백처럼 귀에 꽂혔던 기억이 난다.
법정스님의 병명이 폐암이라는 보도 뒤에 들었던 말이다.
‘스님도 영화 봐요?’
‘스님도 나이키신어요?’
‘스님도 택시 타요?’
‘스님도 자가용몰아요?’
도대체 승복에 대한 관념은 어떻게 꼬여있는 것인가.
벽을 바라보고 틀고 앉아있거나, 영안실에서 염불하고 있지 않는 한 승복입고 하는 그 무엇이던 시비꺼리다.
그 고정관념을 깨기 전에 스님들의 복장이 다양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능화 돼야하는 것이다.
운전할 때,,,운동할 때,,,일할 때,,,
승복에만 익숙해 있다가 논산보충대에서 군복을 갈아입고는 상당히 어색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스님들 스스로가 옷을 벗지 못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요즘 아주 뻔뻔해졌다.
착 달라붙는 자전거 복이나 등산복을 걸치고도 아주 익숙하니 신도들과 잘 어울린다.
아니 오히려 신도들의 시각적 관념을 바로잡으려는 의도적인 측면이 없지않다.
결과야 어떻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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