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은 요란한 콩새의 날개 짓에 놀라고,
땅을 파는 두더지는 항상 공중을 선회하는 매를 두려워한다.
높은 가지에서 멀리 보는 까막까치와 나무밑가지를 디테일하게 훑는 작은 새들,,,
겨울 숲은 이렇게 크고 작은 새들이 동선으로 그려놓는 캔버스가 된다.
오늘, 마당의 개 사료를 넘보는 까치와 실랑이하다보니 문득 한해의 끝자락이었다.
언제나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나의 동선은 분침을 닮아있는 것 같다.
성격상 시침처럼 과묵하지도 초침처럼 바지런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패턴이다.
성도의 기쁨과 함께 시작하는 용의 해에는 좀 더 과묵해질까 아님 바지런해질까.
12지간 중에 유일한 상상의 동물 용.
이도저도 말고 상상의 나래가 별빛이 되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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