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족위부

知味下馬(지미하마)
引香跳墻(인향도장)


‘맛을 알아 말에서 내리고, 향에 끌려 담을 넘는다.’하니 자고로 맛 집의 유혹은 고금을 떠나있다.
위의 사구에는 맛에 유혹된 선비와 음식 향에 체면 잃은 수도승의 거동이 잘 풍자돼있다.
불도장이라는 음식의 이름이 그렇게 붙여진 것 아닌가.
이번 여행은 상해에서 제일 유명한 중식당의 산해진미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백양사신도인 김거사는 자신의무역업이 최근 열배의 성장을 보였는데 이는 분명 사무실에 걸어놓은 지선스님의 글 덕이라고 겸손해하며 일행 13명을 극진히도 대접했다.
사업이 잘되어 환대를 받는 자리이니 얼떨결에 팀에 동참한 나도 덩달아 기뻤다.
‘하늘에는 천당 땅에는 소항’이라 할 때의 소주와 항주,
이렇게 불리는 지상의 고도 항주에서는 갓 나온 명전용정차를 맛보며 송성가무쇼 관람과 함께 보름달이 뜰 때의 물안개가 가장 아름답다는 소동파의 서호를 유람하였고 그리고 오산 성황각 아래의 청하방 옛 거리에서는 재미있게 조성된 부처님한분이 있어 모셔왔다.
상해에서는 동양의 베니스라 불리는 주가각(朱家角)을 돌아보고 일행은 코리아타운 곁에 있는 짝퉁시장도 들렀는데 그곳에서 나는 페레가모남성가방을 300위안에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 김거사의 건물에도 들러 층층이 지신도 밟아주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옷들을 한 가방씩 얻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크기의 질 좋은 물건들이어서 대만족이었다.
김거사의 말에 의하면 중국에서의 사업실패 원인은 과욕에 있다고 한다.
과한욕심을 부리는 순간 중국이라는 거대한 용광로에 그대로 용해되어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사는 달마그림의 화제로 쓰여 있는 지족위부(知足爲富) 무욕위귀(無慾爲貴)라는 말을 가훈으로 여긴다한다.
'족한 줄 알면 부자가 되고 욕심이 없으면 귀하게 된다.'
이렇게 그는 중국 사업에서 얻은 오랜 경험의 노하우를 한마디로 요약했다.
어쨌든 금번여행은 사찰은 한군데도 들르지 않은 특이한 일정이었다.

송나라 황실거리,,,

송나라의 저울은 지금도 정확하단다. 포청천이 거란스님의 몸무게를 달고 있다.

송성가무쇼의 한 장면, 이 극단은 단원이 500명이고 주식시장에도 상장돼있단다.

선그라스 라이방이 세개 만원인데 아주 쓸만했다.

상해사무실에서의 지선스님과 김사장 부부,,,,스님의 '순천경사 절용애인'이라는 글귀가 일필휘지다. '하늘에 순응해 공경히 섬기고 아끼고 절약하며 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이다.

중국 사대미인들의 바구니에 공을 던져넣는 게임인데 지선스님과 나는 스무개 중 한개도 넣지 못했다. 역시,,여자들과의 인연이 귀하다.

청하방 옛거리의 구리로 된 포대화상

서호에 떠있는 용선, 국가원수 급이 오면 출항하는데, 노무현대통령이 승선했었단다.

소동파의 상이 있는 서호입구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가각의 방생다리,,,

청하방에서 구입한 자사로 조성된 불상인데 장인의 솜씨다. '디코불'이라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