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선원의 다용도함인 선방에 새 기능이 추가됐다.
불입문자요 언어도단의 공간에 책장이 들어 선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니 속이 다 후련하다.
교회 나가는 대불심님의 가구하는 친구가 원목장의 가격을 잘 쳐주고 설치까지 했다.
선문에서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함은 역설적이게도 글과 언어 없이는 곤란하다는 강한 반증이다.
글과 언어 없이 부처님의 의중을 어떻게 전해 받고 전할 것인가.
불입문자는 실컷 배불리 먹고 입 닦을 때 하는 소리다.
언어도단은 시원스레 볼일보고 뒤 닦을 때 하는 소리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입술연지를 바르고 허리춤을 올리며 안 먹고 안 싼척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다만 정견을 돕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이야기로 이해하면 된다.
아침이면 치우기 바쁘지만 요 공간에서의 밤 시간이 즐겁다.
글과 음악과 인터넷이 있다.
그래서 밤을 토막으로 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