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깊을수록 마음을 비우고
달 아래 맑은 그림자로 노닐며
항상 바람결에 전하는 소식은 범음이라네,,,’
이러한 '진각혜심'의 죽찬(竹讚)과 함께
비슷한 시기를 산 ‘야보도천’의 눈에 비친 대는 더욱 극정(極靜)이다.
‘대 그림자 뜰을 비질하나 먼지하나 일지 않네,,,’
비록 ‘수면을 뚫는 달빛’이라는 대구(對句)를 달지 않아도
실로 그 섬돌에 앉아있는 듯 마음한구석이 서늘하다.
일찍이 죽림 곁에 터를 잡은 석가세존의 제자여서일까
대를 바라보는 눈들이 한결같다.
법수선원과 황대선원,
성수스님의 도량에도 대숲이 있다.
고금(古今)을 떠난 죽향(竹香)이 항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명이 ‘대나무 그늘’이다.
필체 주인은 견지동 끽다거의 '심재 안우섭'님이고
사진의 대숲은 신라 구산선문의 발원지 지리산 백장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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