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공항면세점에는 한 쌍의 무소가 앙증맞게 진열돼있었다.
그렇게 찾아도 없던 것을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
순례 때마다 기념품코너나 공항면세점을 유심히 살펴도 무소조각을 보기는 어려웠다.
돼지, 코끼리, 개. 원숭이, 하마 등 여느 동물은 많은데 왜 무소는 없는걸까.
늘 그것이 하나의 숙제였는데, 그것을 찾았으니 내심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좀 비싼 듯싶었지만 얼른 가격을 치루고 더 있냐고 물었더니 그것이 전부란다.
흑단이어서 더욱 좋았다.
귀국하자마자 좋은 흑단으로 제대로 만들어 보내라는 전언과 함께 하나를 중국공장에 샘플로 보냈다.
이렇게 무소를 편애하는 것은 ‘무소의 뿔처럼 홀로가라’는 경구가 좋아서이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이 경구에서 말하는 처럼처럼의 전제는 ‘사슴이 자유로이 먹이를 찾듯’ 이다.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그러나 무소의 뿔도 자세히 보면 결코 혼자가 아니다.
작은 뿔을 동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구의 내용도 자세히 보면 무조건 혼자서 가라가 아니다.
현명한도반이 있으면 같이 가되 그렇지 않으면 혼자가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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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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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또 다른 뿔은 아마도 현명한 도반을 상징하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