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가장 크다는 정월의 둥근달,
달빛이 점점 교교해지는 것으로 보름이 며칠 안 남았음을 안다.
어제 칠일간의 정초기도를 각자가 올린 떡과 과일로 회향하며 모두 환한 웃음으로 다담을 나눴다.
이때쯤이면 앉아 졸던 선방수좌들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실눈을 뜬다.
곧다가올 산철의 자유가 마음의 해탈만큼이나 기쁜 것이다.
영어의 몸 같았던 지난한철이 아니었나,,,그 마음에 장판 때 묻은 구참도 예외는 없다.
좌복을 빨고 발포(鉢袌)를 삶으며 산문을 나가 가장 먼저 들를 곳을 떠올린다.
그러나 딱히 갈 곳이 없는 수좌는 시간제한이 없는 산철선방의 자적을 즐기기도 한다.
동지, 입춘, 우수, 경칩,,,마디로 오는 봄,
다단계로 가는 세월, 그 속에 남은 봄의 수는 몇 개일까.
모두의 경계와 생사가 봄눈 녹듯 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