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뒷길에 얽힌 옛일이 생각난다.
해인사수원지는 학인들의 고함소리 큰 축구장을 지나 침묵의 중봉마애불이 있는 지점으로 오르는 등산로에 위치해 한 계곡을 막은 작은 댐 모양을 하고 있다.
소위 ‘선승들의 포행 길’이라는 수원지 가는 길은 장경각 뒤로 나있어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길이다.
여름안거를 해인사 선열당에서 보내던 사미시절 나는 포행목적지인 이 수원지에서 몇몇 대중들과 어울려 수영을 하며 땀을 식히곤 했다.
우리는 식수를 수집하는 수원지라해도 수집파이프가 위쪽으로 뻗어 있어 넘쳐나는 둑 쪽 물에서의 수영은 나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여름 맑은 계곡물에서의 물장구라니 그 청량함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하루하루 포행시간이 기다려지고 수원지풀장이용횟수는 점점 늘어만 같다.
그러나 즐거운 일은 오래못가는 법인가, 그 일이 유나스님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급기야 그 건으로 대중공사가 벌어지는데 결국 가사장삼을 수한 나는 몇몇 스님과 함께 대중 앞에서 석고대죄 하듯 참회를 해야만 했다.
‘아무리 몰지각하기로 대중의 식수원인 수원지에서 어떻게 수영을 하며 즐길 수가 있습니까.’
얼마 전 입적한 당시 유나스님의 단호한 말씀이다.
그 길이 금번 대장경축전기간 중에 일반에게 개방되고 1,200년 된 마애불을 공개한단다.
법수선원법우회에서는 10월 3일 개천절 날 순례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버스 한 대로 선착순접수이고 법우회원은 2만원 비회원은 5만원이다.
오전 6시 30분 절 입구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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