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서울광장에서 첫 회가 열린 이후 전국에서 개최요구가 넘쳐나 드디어 중국에까지 번졌단다.
‘멍때리기’대회다.
보고 듣고에 과부하가 걸린 현대인들이 이젠 이렇게 누가 정신 줄을 잘 놓는지를 겨루고 있는 것이다.
쉬고 싶은 거다.
각박한 현대사회의 복잡한 미디어세계에서 짧은 순간이나마 벗어나고 싶은 거다.
주로 심장박동 수나 관객반응을 집계해 우승자를 뽑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첫해 우승자는 초등생 '김지명'양이었다.
김양은 우승소감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그것이 우승의 계기가 아니었겠냐고 반문한다.
옛 선인들은 주로 멍 때리다가 진리를 발견한 경우가 많다.
목욕탕에서 멍하니 몸 담그고 있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
사과나무 밑에서 멍 때리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알아차린 뉴턴이 그렇다.
싯다르타의 깨달음도 육년간 멍 때림의 결과가 아닐까?
그치고 관하라는 천태스님의 지관수행(止觀修行),
머문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금강경의 무주생심(無住生心)은
멍 때림의 학문적체계라 할 수 있겠다.
뉴스워크지에서 발표한 IQ를 쑥쑥 올리는 생활 속 실천 31가지 중 하나가 '멍하게 지내라'이다.
제대로 멍 때리고 있으면 그 자리가 바로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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