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 여기 이사람 전과 12범으로 방금 출소하여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형님누나동생여러분 강간살인폭행 등 얼룩진 과거를 딛고 개과천선하여 홀로계신어머니와 어린동생들의 생계를 잇고자 이렇게 삼색 볼펜을 들고 나왔으니 한번 도와주세요.
다들 힘드시겠지만 지갑을 열어 조금만 도와주시면 절대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자,,,한번,,,도와주세요,,,,네,,,도와주세요,,,,천원입니다. 한번만 도와주세요,,,,”
그 시절 버스엔 공갈 반 구걸 반의 강매가 있었다.
목발과 갈구리의수를 휘두르며 조국과 민족을 외치는 상이군인도 있었다.
‘노량진, 용산, 서울역~~~안계시면 오라이~~~’
출입문에 매달려 철판을 두드리는 여차장의 목청 또한 다시들을 수 없는 정겨운 소리다.
열차 안 홍익회판매원의 읊조림은 중저음이었다.
“계란,,,계란이 왔어요,,,삶은 계란이 왔어요,,,심심풀이 땅콩이 왔어요,,,울릉도오징어가 왔어요,,,사이다맥주가 왔어요,,,삼룡사와가 왔어요,,,,자~~~계란이 왔어요,,,,,”
오른손에 김밥 들고 흰 장갑 낀 왼손에 잔돈지폐든 총각의 몸놀림은 아주 빨랐다.
“김밥,,,김밥,,,김밥,,,”
경제가 안 좋아도 해외여행객으로 인천공항은 연일 붐빈단다.
비행기 좌석이 없단다.
대전역쯤에서 가락국수 말아먹으며 떠났던 멀고 긴 여행은 이제 추억이 됐고, 비둘기열차는 사라진지 오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