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象蹴踏(용상축답)은 非驢所堪(비려소감)이로다’,
용과 코끼리가 박차고 가는 곳에 당나귀가 능히 감당할일 아니로다.
-임제록-
'용상방'의 출처인 '용상축답'이 현판으로 걸려있는 것으로 봐 한 눈에 이 곳이 ‘임제’의 도량임을 알 수 있다.
고려 말 태고보우스님은 임제18대 손 '석옥청공’에게 법을 잇는다.
그 전에 이미 석옥은 이 곳 도량산 만수선사에서 '급암종신'의 법을 이었다.
성만스님이 조당에서 '석옥청공'스님의 위폐를 가리키고 있어 보니 우측에 ‘나옹’에게 법을 전한 ‘평산처림’스님의 위폐가 있고 좌측으로 ‘월강정인’스님이 모셔져 있다.
차와 시에 능하셨던‘석옥청공’스님, 띠암에 머물며 내 가고나면 이마져 불사르라는 청빈한 삶을 살으셨다.
대체로 도량은 낡았으나 청결했고 멀리 봉우리엔 큰 탑이 솟아 있다.
한국선불교의 중흥조 태고보우스님의 행적을 쫓아 굽이굽이 찾아 온 이유를 이 곳 스님들도 알고 있을까,,,
선방의 방선한 흔적과 뒤뜰에 널어놓은 빨래만이 한적하니 옛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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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퇴를 맞을 날이 있으리라
-임제록-
大徳(대덕)아 莫因循過日(막인순과일)하라
山僧往日(산승왕일) 未有見處時(미유견처시)에 黒漫漫地(흑만만지)라
光陰(광음)을 不可空過(불가공과)니 腹熱心忙(복열심망)하야
奔波訪道(분파방도)하야 後還得力(후환득력)하야
始到今日(시도금일)하야 共道流如是話度(공도류여시화도)니라.
勸諸道流(권제도류)하노니 莫爲衣食(막위의식)하라.
看世界易過(간세계이과)하며 善知識難遇(선지식난우)니
如優曇花(여우담화)가 時一現耳(시일현이)니라.
儞諸方(이제방)이 聞道有箇臨濟老漢(문도유개임제노한)하고
出來便擬問難(출래변의문난)하야 教語不得(교어부득)라가
被山僧全體作用(피산승전체작용)하야 學人空開得眼(학인공개득안)이나
口總動不得(구총동부득)하고 懵然不知以何答我(몽연부지이하답아)하니
我向伊道(아향이두)호되
龍象蹴踏(용상축답)에 非驢所堪(비려소감)이로다.
儞諸處(이제처)에 秖指胸點肋(지지흉점늑)하야
道我解禪解道(도아해선해도)하나
三箇兩箇(삼개양개)가 到這裏(도자리)하야 不奈何(불내하)하니 咄哉(돌재)라
儞將這箇身心(이장자개신심)하야 到處簸兩片皮(도처파양편피)하야
誑謼閭閻(광하여염)하니 喫鐵棒有日在(긱철방유일재)로다.
非出家兒(비출가아)요 盡向阿修羅界攝(진향아수라계섭)이니라.
대덕들아 그럭저럭 세월 보내지 마라.
산승도 지난 날 견처가 있지 못했을 때에는 아득하고 캄캄했었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 배는 화끈거리고 마음은 바빠 아주 열심히 이리저리 도인을 찾았다.
뒤에 득력을 해 비로소 오늘에 이르러 여러분 도류들과 같이 이야기를 하게 되었구나.
여러 도류들에게 권하노니 옷과 밥 좀 생각하지 마라,,, 이 세상이라는 것이 쉽게 지나가버린다는 것을 좀 살펴보고 선지식 만나기가 우담발화보기처럼 어렵다는 것도 좀 알아라.
여러분들이 임제라는 노승이 있다는 밀을 듣고는 와서 나에게 물으나 가르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산승의 전체작용을 보고도 학인들은 괜히 헛되게 눈을 뜨고 보기는 보지만 입하나 달싹 못하고 있도다.
그래서 어떻게 나한테 답을 해야 할지를 알지 못하는 거라.
내가 그대들을 향해서 말하되, 용이나 코끼리가 박차고 가는 곳에 당나귀가 능히 감당할 바가 못 된다하니 그대들 여러 곳에서 다만 가슴을 가리키고 옆구리에 점을 찍혀 선을 알고 도를 안다하나 셋이면 셋, 둘이면 둘, 모두이 속에 이르러서는 어찌 할 바를 모르도다.
애닲도다.
그대들이 이러한 몸과 마음으로 이르는 곳마다 양편피를 까불며 여염집 사람들을 속이다가는 가히 철 방을 맞을 날이 있을 것이니 그것은 출가한 사람의 양심이 아니라 모두 아수라들이나 하는 일임을 알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