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에 의해 유명해진 차 ‘동방미인’을 범선스님이 들고 오셨다.
두등급 한통 백 그람에 80만 원 정도니 국내에선 좀처럼 사먹기가 부담스러운 차다.
그래서 두통만 사와도 비행기 값이 빠진다하며 대만 다녀오는 길에 한줌 가져오신 것이다.
미인을 품는 맛이 이럴까,,,
입에 들어가 몸의 땀샘과 침샘을 자극하며 깔끔하니 독특한 향을 뿜는다.
좋은 차는 빛깔과 맛, 향의 조화와 함께 약성을 기대하게 된다.
옆에서 소주잔 기울이듯 들이키기만 하던 동수법우가 약발이 올랐는지 한마디 한다.
‘스님들은 이 추위에 머리카락이 없어 머리가 시리겠어요.’
내가 알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이 봐라 번뇌두께가 이리 두꺼운데 시리겠니?’
미인을 품는 번뇌하나가 원 플러스 원이 되어 머리가 더욱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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