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입적하신 노노대휘스님의 수행도량인 제천 강천사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 까마득한 곳에 자리 잡은 절,
오늘 그 곳에서 무량수전 낙성식과 삼존불 점안식이 있었다.
행사장 옆자리에서 만난 청엽스님,,,정말 반가웠다.
한때 스님은 선방원주였고 나는 다각이었다.
다각은 큰 차관에 전지분유나 구기자를 번갈아 끓여내고 곁들여 땅콩과 사과 한 알씩을 내놓는 게 주요 소임이었다.
대중모두가 출입제한인데 선방원주는 대구로 장보러 다닐 특권이 있었고
어린마음에 그것이 부럽기도 하여 한번은 살짝 따라 나가 귀신영화를 보고 온 기억이 난다.
장볼게 많다며 데리고 나간 원주스님의 배려 덕이었다.
외국영화인데 제목이 '신들린 여인'이었나?
선방생활이라는 것이 이렇게 방석위에서 떨었던 망상은 기억 안 나도 소임 보며 얽혔던 이야기는 또렷하다.
40년만의 만남이니, 좁은 땅에서 더군다나 한정된 절집생활을 하며 어떻게 이리 비켜 살 수 있었을까.
참으로 신기하다.
기장 미황사,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