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있어서...'대'와 '봉'의 차이는...

  표석의 여부에 따라
있으면  대. 
없으면  봉.

( 웃자고,,,ㅎㅎ  )
같이있으면  대봉이고
아주좋아라 하면  따봉  입니다.

진덕거사  절에서 봐요.

힘껏 두들겨 패기 합시다.  ㅎㅎㅎ

  오랜만에 김진덕 거사님의 글이 올라와 관심 있게 잘 읽었습니다.

평소에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사용했던 峯과 臺에 대한 의미(차이점)를 구체적인 자료까지 제시하였기에 새삼 흥미를 가지고 자세히 읽고 난 뒤,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峯(봉우리 봉)자와 臺(집 대)의 형성 유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夆의 윗부분에 있는 夂는 ‘천천히 걸어가는 발’ 모양을, 아랫부분의 丰는 ‘끝이 뾰족한 벼이삭’을 본떠서 만들 글자입니다. 따라서 이 2글자를 합치면, 양쪽에서 고개(뾰족한 벼이삭 모양을 고개와 같은 모양으로 해석)를 향해 걸어올라가 뾰족한 부분(고개, 정상)에서 만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다 山을 합하여 끝이 뾰족한 산봉우리를 의미하게 된 것입니다. 즉 정상이 뾰족한 높은 산 또는 뾰족한 산의 정상을 가리키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臺는 土(원래는 흙토(土)였으나 선비사(士)로 쓰고 있을 뿐)와 高(土의 아래에 있는 口와 冖: 높을고의 생략형)와 至(이를, 다다를 지)를 합한 글자로 ‘흙을 높이 쌓아서 사람이 오는 것을 관찰하는, 전망이 좋은 평평한 곳’을 의미하는 글자가 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臺는 靑瓦臺, 義湘臺(강원도에 있는)와 같은 건축물이나 강화도에 있는 여러 돈대(墩臺)와 같은 평평한 땅을 의미하기도 하며, 연극무대(舞臺)나 TV臺(일본식으로 ‘TV다이(약자로 台를 쓰기도 함)’ 라고 부르기도 하지만)와 같이 다양하게 부르고 있지만, 공통적인 것은 ‘높되 넓고 평평한 곳’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든 일본에서든 峯은 뾰족한 곳, 臺는 넓고 평평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앞에서 열거한 예처럼 중국이나 일본처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김윤우 선생의 자료내용에서 臺에 대한 해설이 다음과 같이 논리적으로 모순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물론 김윤우 선생이 북한산 지명연구에 한해서는 대가라 할 수 있겠으나...).

김윤우 선생의 설명을 읽어보면,
“대(臺)라는 것은......(중략)....가파른 기암절벽으로 형성된 봉우리로 전망이 좋은 암봉(巖峯)을 말한다.”는 부분에서, 臺에 대한 설명이 끝에 와서는 (巖)峯이라는 설명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이는 곧 臺=峯이라는 설명이 되어 논리적으로 상호 모순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김윤우 선생이 臺를 峯과 같은 의미로 설명하고 있다면 문제의 본질을 달라지겠지만, 서로 다른 의미로 설명하고 있다면 논리적 모순에 빠진 것입니다.

김윤우 선생이 열거하고 있는 우리나라 유명산에 있는 여러 臺들은 모두 가파른 기암절벽으로 형성된 봉우리 모양을 하고 있으나, 그 정상에는 사람이 서서(혹은 앉아서) 전망하기에 좋게 평평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속리산의 문장대나 영도의 태종대 등이 그러하지 않은가요? 만약 臺가 峯처럼 뾰족하면 사람이 그곳에서 전망은 고사하고, 올라설 수도 없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에는 중국이나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峯은 ‘뾰족한 봉우리’로  臺은 ‘전망(관찰, 감시)하기 좋은 평평한 곳’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_()_

  교수님께....
먼저 늦게 이렇게 답글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른분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역시 오랜세월 한 분야에 깊이있게 학적 수련을 한 분은 다른데에서도 그대로 '관貫지'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저 역시 '대'와 '봉'에 있어서 평소 미심쩍은 바가 있었는데.
이번에 스님의 서가에서 위의 구절을 발견하여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김윤우 선생은 대와 봉에 대해 중국에서는 어떻게 씌이는지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
그러다보니 몇몇 봉우리에 등장하고 있는 '대'로부터 의미를 추출하려 들었던 것 같고요....

아무튼 저로서는 '산'과 같이 사소한 분야에 있어서도 중국의 예를 살펴보면 더 재미있는 접근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례로 경복궁을 흔히 한자어 그대로 해석하는데, 한 학자는 중국에도 있던 궁궐 경복궁'을 1차적으로 차용한 거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고 있듯이 말이죠...

제가 궁금한게 있는데,
짧은 일본어이지만 일본에서는 산을 뜻하는 걸로 山. 岳 峠(고개 상), 峰이 주인 것 같습니다.
혹시 臺로 끝나는 봉우리 명칭들도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진덕거사님!

댓글을 늦게 보았습니다.

궁금하신 것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본에서는 臺라는 글자를 잘 사용하지 않고 약자인 台(우리나라에서는 다른 글자가 됨: 클 태)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산 전체나 일부를 ~台(다이)라고 부르는 경우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台에 대한 일본대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１. 주위를 쳐다볼 수 있도록 높이 만든 건물이나 구조물(등대, 천문대, 전망대 등)
２. 정부기관의 사무소(우리나라의 경우 청와대가 여기에 해당)
3. 평평하고 약간 높은 토지(台地: 우리나라의 臺地)
４. 그 위에 물건을 싣거나 거치해 두는 것(鏡台, 寝台, 砲台 등)
５. 기초가 되는 것(台紙, 台帳, 台本, 土台 등)
６. 상대에 대한 경칭(貴台, 尊台, 老台 등)
７. 자동차나 기계 등 헤아리는 단어(台数, 一台　등)
８. 수량의 대략적인 범위를 나타내는 단어(大台: 대체로)

그리고 山(야마, 산)은 일본지리사전에 보면, ‘주위보다 토지가 현저하게 높고 기복(起伏)을 이루고 있는 곳이나 그러한 것들이 모여 있는 지대’를 말하며, ‘岳(타케)은 일반적으로 높은 정상부분을 갖추고 있는 단독 기복’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고쿠(四国)의 최고봉은 이시즈치산(石鎚山)이지만, 이시즈치산의 산괴(山塊) 중에서 정상부분은 텐구다케(天狗岳)라고 부릅니다. 또한 키타알프스(北アルプス)산의 호타카 렌뽀(穂高連峰)에는 많은 정상부분이 있는데, 니시호타카타케(西穂高岳)，마에호타카타케(前穂高岳)，오쿠호타카타케(奥穂高岳) 등으로 불리는 타케(岳)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奥穂高岳의 옆에 있는 야리가타케(槍ヶ岳)는 정상부분이 하나로 된 단독봉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峰(미네, 호우)은 山의 정상부분(그 외, 물건의 높은 부분, 도검의 등 부분, 빗의 등 부분, 神官 등이 쓰는 모자의 꼭대기 부분의 의미도 있음)을 가리키는데, 예를 들면, 카고시마 야리가타케(鹿島槍ヶ岳)의 소우지호우(双耳峰)의 경우와 같이 岳의 정상부분을 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山의 정상부분을 峰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규모로 개략적으로 비교한다면, 山>岳>峰 순이 되겠습니다.

峠(토우게)는 우리말의 ‘고개’ 와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산길을 걸어올라 다다른 곳으로 여기서부터 내려가는 장소’, 또는 ‘산맥을 넘어 길이 통하는, 가장 표고가 높은 지점’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복궁의 예와 같은 얘기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추후 구체적인 토론의 주제로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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