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기 모였네요
부처님의 환한 모습 앞에…
의식 있는 모든 사물들은 때가 되면
제자리로 찾아오듯
관음바라 합창단 식구들 부처님 오신 날
음성공양 하려고 법당에 다시 모였습니다.
뜻있는 한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합창단
처음 절에 왔을 때부터 이어진 가늘고
긴 인연의 끈을 난 아직도 놓지 못하고 있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것도 가창력이 풍부한 것도 아닌데
세월의 질곡만큼이나 긴 역사가 머리 속에 그려진다.
함께 동고동락 했던 좋은 인연들
보고 싶고 생각나는 사람들 역시 합창으로 맺어진 연이다.
그 많은 세월
두 차례 해외성지순례를 비롯해
이름있는 기도처에서 철야정진하며 불심을 키웠던
잊지 못할 추억들은 큰 재산이 되어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다.
지금은 각자 좋은 처소에서
『지금 여기서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통해
중생심을 불심의 마음으로 자각하고 행하라』는
훌륭한 선 지식의 말씀을 화두 삼아
정진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분명, 찬불가도 세월의 흐름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무조건 절에만 가면 부처님이 알아서 바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실 것 같았던 초심자 시절에는
천수천안 『관세음의 노래』를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로 얼마나 불렀던가
그리고 아들 셋을 키우며 다섯번 대학입학 시험을 치르면서
가슴에 『간절 절』자를 새기며, 지극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노래했던 『이루워지이다』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제 모든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무심해지려고 노력하는 지금
앞의 삶보다 앞으로의 삶이 더 짧은 현실앞에
『내 마음의 부처』가 주는 의미는 참으로 대단하다.
작년 초파일 행사 때 부른 큰 곡인데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 심오해 부르고 있노라면
뜨거운 전율이 느껴진다.
가슴과 머리속에 꽉찬 근심, 걱정, 두려움, 의심마저 모두 떨쳐버리고
순수한 내 마음의 부처님을 만나면서
얻어지는 평화로움을 노래한 곡이다.
누구나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그나마 노래하며 진한감정 느낄 수 있어 다행이고,
오래도록 부처님 노래 부를 수 있게 해주신 은혜
크고 작은 부처님의 가피력
무슨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오직!
두 손 모아 합장할 뿐입니다.
부처님 노래 부르면서……
초파일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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