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늦게 옛 직장동료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강변역 인근 음식점에서 반가운 만남을 가졌었다. 식사만하고 헤어지기 서운하다고 해서 인근 호프집에 들른 시간이 오후 10시가 조금 지났었다. 담소 중에 멀리서 보이는 대형TV 자막이 눈에 들어왔다.
속보였다... 숭례문에서 불이 났다는...(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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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못지않게 산을 찾는 것을 좋아한다.
결혼한 후, 이런저런 핑계로 빈도수가 크게 줄었어도, 여전히 전혀 줄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이따금씩 가까운 산을 찾고 있다.
그렇게 좋은 산을 누가 망가뜨릴까?
애석하게도 바로 나처럼 산을 찾는 애호가들이 일등공신임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1989년 봄, 도봉산을 처음 간 이후로 지금까지 공식등산로 이외에,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샛길을 이용하는 것을 극히 삼가는 편이다. 도봉산 주등산로의 훼손정도를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도봉산을 찾는 대부분의 그 많은 산악인들은 저마다 지극히 도봉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그 결과는 .....
아주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인문서적들 중에서 베스트셀러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이 있다. 나는 좀 늦게 그 책을 읽었었는데,
1997년 10월 중순경, 휴가를 내고 바로 그 답사기 중에서 특히 저자가 수십 년 간의 답사가운데 가장 한국적이며 아름다운 길로 뽑았던 개심사 오르는 길을 책에 나온 일정대로 그 숙소까지 찾아가 그대로 여행하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그 저자인 유홍준교수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 저자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대중적으로 크게 환기시킨 공로로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참여정부가 들어서자 문화재청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몇안되는 제대로 된 인사라는 평까지 받았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청장님으로 재직한 후, 언론에 이따금씩 나오는 모습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대표적인 것이 목조건축물인 비원에서 내외국인 유력인사를 초청해서 연회를 연이어 연일이다.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가까이서 알릴려고 그랬단다.
그 엄청난 반대를 무릎쓰고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LPG까스통을 번연히 드러내며 각종 요리를 조리해 날으면서....(고집부리는 것이 노통과 꼭 닮았다..^^)
이외에도 문화재관리, 발굴과 관련하여 유관기관과의 마찰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베스트셀러에서 보여준 모습과 상반되는 튀는 행동들이 잊을 만하면, 언론에 보도되곤 했다.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싼다 했던가? 결자해지라 했것다.
사장 이상으로 일하는 직원이 없다고 했다.
그래 그럴려고 그랬었구나!
어제 지켜보는 온 국민의 가슴까지 까맣게 태운,
숭례문 전소......
뭔가에 열정적이고 잘 알고 있는 전문가라 자부하고 있다면, 한 번 생각을 바꿔 봐야 겠어요.
자신이 가장 큰 잠재 위험자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님의 지대방법문이 생각납니다.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간 썩는 줄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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