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예불시간에 거의 맞추어 법수선원에 도착했다. 선서행보살님께 함께온 딸아이 부탁하고 예불에 참석했다. 허정스님의 아함경법문이 뒤를 이었는데, 언제나 그러셨듯이 아함경법문이 다해가는 것이 이내 아쉬우신 모습이셨다.
무릇 불자라면 그저 절에나 왔다갔다 해서는 안되며, 부처님 법은 열반법이니, 금생이 어럽다면, 이후 몇 생을 두고서라도 꼭 우리가 이르러야 할 목적지가 열반에 있음을 반드시 간직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큰스님의 리바이벌 법문의 핵심을 다시 듣는 듯 했다.
점심공양 후, 법회참석했던 불자님들과 뒤늦게 오신 님들이 함께 도량 이곳 저곳에서 초파일을 앞두고 저마다 분주히 움직히는 모습이었다.
거사님들을 따라 난생 처음으로 연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거들게 되었다.
power of one,,,
모두들 어디서 시작할지 난감해 하는데, 역시나 윤총무님이 나서서 이것저것 확인해 주니 비로소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권진수거사님이 안보는 사이에 걸어 둔 동아줄에 하나씩 하나씩 연등을 달아갔고, 산아래부터 세곡교까지 전신주를 타고 올라가며 거는 난이도 높은 일은........당연히 윤총무님이 해결사로 나신다.
중요한 가정행사가 목전에 있음에도 서둘러 대충 마무할 법도 한데, 그 꼼꼼함에 그 정성은 어찌 못하는지 원로(?) 거사님들의 의견을 잘도 요리하시며 뜻대로 무난히 마무리해 나간다.
봉사부장 김동수!
당연 빠질 수 없다.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 힐끔보니 언제 나타나셨는지 원선스님의 인욕법문을 듣고 있었다......^^ 법수선원에 상주하시는 온도가 다른 두 스님의 격려와 질책을 거의 독차지하는 것 같아보였다..^^
청장년 거사들이 애쓰는 모습이 안스러우셨던지 역시나 정이 많은 강태원거사님이 은근히 목도타니 막걸리 받아오는 것을 제안한다. 새참으로 그것도 괜찮다고 거드는 내 말을 흘려보내며, 신도회장님께서 뜻밖에 매우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며 말끝을 흐리신다.(직책을 맡지 않으셨더라면 분명히 상황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런 아쉬움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머쓱한 표정으로 결국 오렌지쥬스로 결론,,,,,친히 날라 주셨다.
세곡교까지만 서둘러 일을 마치고 올라와 보니, 그 시간까지 마당에서는 여러 보살님들께서 잡초를 뽑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계셨다.
이날 내가 본 것은, 모두가 저마다 있어야할 자리에서 제몫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즐겁고 보람찬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
동수씨도 나도 내년엔 좀더 민첩할 수 있을 것이다.
****아까 오후에 지나가는 길에 잠깐 절에 올라왔었는데요, 천진불께서 친히 맞아주시더라구요.
세상에! 지대방에서 봤던 사진모습보다 훨씬 천진한 모습이셨구요,
그 자리잡은 위치와 크기가 참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고 놀랐습니다.
별생각 없이 절에 오르시던 분들이 큰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나무 천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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