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받은 법수천수 합본을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읽어 보고있습니다.
스님의 무게(?)를 가늠케하는 법문을 접하고 다시금 소개해 봅니다
불기 2546년 10월6일 발행된 법수법호에 실린 주지스님의 법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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隨處作主 立處皆眞
신라 경문왕 때의 국사였던 경흥스님은
삼랑사에서 저술과 수행을 하고 있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얻어 한달 여를 앓게 되었다.
대중들과 제자들이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으나 모두 허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낯선 비구니 하나가 국사의 처소를 찾아와 인사를 하면서
“부처님 말씀에는 좋은 벗이 병을 낫게 해준다고 하였다”며 춤을 추었다
그런데 동작과 표정이 얼마나 우스웠던지 국사는 체면도 잊어버리고 실컷 웃고는 병이 나았다
비구니가 나간 뒤 사람을 시켜 정체를 알아보게 하니
南向寺의 십일면 관세음보살이었다고 하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관세음보살의 자비가 국사의 병을 낫게 하였나보다.......
환자 앞에서 춤을 추어 그 병을 낫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각설하고.............
인터넷방송의 다시보기로 요즘 인기 있다는 모교수의 사찰강의를 쭉 훑어보았다.
자비심은 무아행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나 삼법인과 팔정도를 설명하는 폼이 언뜻 보기에
불교학생회 법사정도로 훌륭해 보인다.
그러나 불교를 개요식으로 읽고 자기소리로 합리화하려함이 실천수행 없이
몇일 교리서 붙잡고 급조된 폼을 숨길 수 없어 실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옛 스님의 기행에 육두문자로 흥미를 돋우는 건 그렇다 하더라도
선방에 앉아서 뿅 가는 거나 마약 먹고 뿅 가는 것이
무엇이 다르냐는 식의 논조는 실로 가관이다.
말과 글로 지식과 지혜를 얼버무리고는 그 입으로 돈오돈수를 논하고 돈오점수를 말한다.
평생 정진하고도 우뢰와 같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많은 수행자 앞에 심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불자들은 왜 이렇게 약장수식 강의에 열광하고 목말라야 하나.......
평소 부흥회식 기도방식을 즐기는 교인들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문제는 모든 신도들이 변화해서 진리에 계합하려 하지 않고 변화된 진리가
나에게 맞게 다가와 주길 바라는 잘못된 구도자세에 있다.
그러니 正道보다는 방편과 설화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고, 기복으로 종교생활을 하다가는
결국에는 나태에 빠져 이리저리 휩쓸리며 무리 짓는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이다.
법수선원 신도들도 예외는 아니다.
진실로 참되려면 곳곳에서 주인으로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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