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잘들 보내셨는지요? 고향을 오고간 도로에 코스모스가 하늘 거리는게 참 좋더라고요.
한강이남 최고의 트레킹코스인 법수선원 가는길에도 코스모스가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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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이면 우리에게 다가오는 기쁜 소식. '봄도다리 가을 전어' 중 전어가 남풍따라
올라옵니다. 전어는 제 고향에서는 제사상에도 오르는 놈입니다.
아래는 "전어....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라는 속담의 온당한 해석^^입니다.
과연 이 속담이 무슨 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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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이 속담을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정도로 전어가 맛있다' 라고 오독해서 유포하는데, 과연 그런 실없는 뜻일까요?
반대해석을 하자면 이땅의 며느리들을 모독하는 거로 읽힐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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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도 자기 집 앞에서는 반쯤 이기고 들어간다고...
추석설 명절때가 되어 고향집으로 가면 희안하게도 람보심뽀(마초정신)이 생깁니다.~~
열심히 전을 부치고 있는 여인네들 틈 속에 손을 내밀어 동태전을 하나 입에 물면서 불쑥 내민 말이..
"하여간, 매스컴이 '명절 증후군' 이라며 호들갑스럽게 떠든 그들이 지은 죄 두가지.
첫째가 이땅에 여인들로 하여금, 명절증후군이 있는 사람이 정상이 되버렸고, 없는 사람이 비정상이 되어버리는 한심한 현실.
둘째가, 그런 명절 증후군 때문에 친구친지친척들 집에 놀러 못가게 한 죄. 남자들은 친교 소통 우정 대화를 기초로 세상을 사는 법인데...
이러자 며느리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이야기들을 정리하자면...
- 웃기고 자빠졌네. 지네들이 피곤하고 귀찬아서 친구집에 놀러 안가면서 애꿎은 명절증후군을 들먹이다니...
그러고보니 그런 듯 해서...입막음삼아.
- 어쨋든, 예전엔 열렸다 닫혔다 하는 문으로 눈이 자꾸 갔는데..요즘 추석설명절엔 온동네 개들 짖는 소리조차 안들리는게 희안하죠..중얼중얼.
요즘은 코빼기도 안보이고...
다시 쏟아지는 이야기들....
- 웃기지 마셔. 별 씨알머리 안먹히는 소리 짖지 말고 절로가서 좋아하는 맥주나 한잔 드셔..
우리는 지금 엄청 바쁘거든...
깨갱깨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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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땅의 며느리들을 잠시라도^^ 모욕한 죄를 씻을 겸 전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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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어에 대한 기본 상식들 몇가지.
1. 그 유래가 과연 언제인지 의심되는 '봄도다리 가을전어'라는 말처럼 요즘은 전어가
대단한 물고기인양 취급받는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거름으로 씌이기도 했다는 사실.
섬에서는 젖갈로 담을 내장만 빼고 몸둥아리는 버렸다는 사실.
엄청나게 몸값이 쌌다는 사실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2. 전어철은 요즘에는 좀 앞당겨졌지만 9월중순 ~ 10월이 전어철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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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9월중순에서부터 시골은 추수철이 시작됩니다.
가을겆이는 "가을에 부지깽이도 덤빈다'는 속담처럼 몹시매우아조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노동력으로 평가되는 며느리는 이논으로 저밭으로 저먼산으로 얼마나 바쁠까요?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여우도 죽을 때가 오면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한다죠.
그렇다면 며느리는?
시집살이 온갖설움에 집나간 며느리가 있다고 칩시다.
봄여름에는 낯선타지에서 버티느라 쌩고생을 다하고, 자식생각에 눈물젖다가고 가을이 오면....그만...
시댁의 추수가 걱정되고 시집의 논과밭이 떠오르는 법입니다.
자기없이 정신없이 빠삐 돌아다닐 시댁식구들이 눈에 선한 거죠.
충분히 그렇지 않을까요? 세상사는 복잡다단하고 우리네 심사는 복잡미묘한 법입니다.
하팔이면, 전어가 바로 이때쯤 살이 올라 돌아오는 때입니다.
정리해보자면,
집나간 며느리도 가을겆이철이 돌아오면 떠나온 시댁이 떠오른다.
가을겆이철에는 부지껭이도 바쁘다. 하필이면 그 때가 전어가 올라올 때다.
전어하고 며느리하고는 아무 상관없다.
명절증후군하고 남자들이 집구석에서 죽치는 것하고 인과관계 없듯이..
하여, 위의 속담은 '저녁에 제비가 낮게 날면 그 다음날 비가 온다' 라는 자연의 낌새를 밝히는 것처럼
' 전어가 오면(올 때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라는 걸로 읽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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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전어가 너무 맛있다고 칩시다.
그래도 시집살이가 너무 혹독해 떠난 며느리라면, 과연 시아버지시어머니가
자기 며느리가 전어를 대가리끝에서 지느러미끝까지 오도독오도독 씹어먹는 꼴을 보았을까요?
전어대가리는 깨가 서말이라나. 뭐라나...
며느리가 그래서 아무리 전어가 먹고 싶다고 해서 시가집으로 들어갈 생각을 할까요.
게다가 더 웃기는 건 전어는 너마아조매우 몸값이 싼 고기입니다. 길거리에 널려있는 고기죠.
"전어가 올 때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이땅의 며느리들에게 지은 죄를 좀 씻었는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