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호박잎 쌈을 좋아한다
다른 잎채소 쌈도 좋아하지만 냄비에 적당히 쪄낸 호박잎은
씹는 맛이 아삭아삭 혀끝에 맴도는 감촉이 아주 일품이다.
특히 요즘 것은 일조량이 많아선지 쫄깃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초 여름 쯤이면 호박 잎이 나오기 시작하던가?
아파트 입구마다 다라이 가득 쌓아 놓은 푸른잎은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하고
눈가에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내보이며 손짓하는
도농 할머니들의
덤주는 재미에 듬뿍 듬뿍 사들고 들어 오기도 한다.
호박잎은 재래 된장에
양파, 건과류, 청양고추등 갖은 야채에
자작하게 조리듯 끓인 강된장에 싸먹는 것이 제격인것 같다
법수선원 한켠에는 여러 보살들이
한포기 두포기 심은 호박 넝굴이 줄줄이 널려있다
절에 자주 오르다 보면 얼굴에 함박 웃음 지으시며
맛있게 곱게 생긴 어린호박 나누어 주시는 재미에 푹 빠져 계신 분
눈한번 찡긋하면 봉지가득 잎따주시는 분
가을 배추, 무우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모습에
흐뭇해 하시는 분 등등 여럿 계신다.
푸근하게 맘씨 좋은 보살님들 공덕에 내내 잘 먹었다
오늘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걸로 보아
이젠 끝물이 될것 같다
호박 밭에서 주고받던... 하하하~호호호~깔깔깔~
생각하며 늦은 점심에 호박잎쌈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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