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선원 재롱둥이 두 녀석이 제 고향(?) 진도로 갔다네요.
절에 오르내릴 때마다 누구에게나 편견없이, 아낌없이
꼬리 흔들며 반겨주던 녀석들...
갔다는 소식에 한 구석이 짠하네요.
어딜가든 여기에서와 같이 사랑받고 보살핌 받으리라는 생각은 들지만요..
저희 집에도 함께 더불어 사는 녀석이 있습니다.
이녀석 어찌나 완벽하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지 집안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다녀도 까짓것 애교로 봐줍니다.
1년전 애견센터에서 앙증맞게 꼬물대는 녀석에 반한 큰아이.
학교에 오가며 한번씩 들러 이모습 저모습 폰에 담아오며 설득작업.
못 이기는척 한가지 약속을 받아내고 데려왔습니다.
남편은 유년시절 함께 뛰놀고 자라던 녀석들을 먼저보낸 경험이
있었던지라 몇가지 당부를 하더군요.
귀엽기만한 지금의 모습이 영원치 않다는..
병들기도하고,귀찮아지기도 하고
13년쯤 후를 얘기하며 그 후에 어찌 할건지도....
저는 이생각.. 저생각.. 머리에 쥐났지요
아휴~ 귀찮아....
그런 녀석이 자라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합니다.
집에 들어오는 가족들
제일먼저 반기고 안기고 부벼대는 절차 끝내야만 조용해지고
밤엔 예리한 감각으로 철통같은 경비서고
낯선 이에겐 가차없이 사나워져
예방접종 수첩 보여주며 아이스크림, 과일 사들고
"미안합니다" "괜찮으세요" 연발
아이들 키울때도 안했던 경험 얘기하며 킥킥킥!!!
아침이면 닫힌 방문마다 다니며 박박 긁어대고
끙끙대는 성화에 아이들 잠깨워 엄마 일손 덜어주고,
부산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에게 눈동자 굴리며
현관앞 대기하는 센스쟁이.
두 귀를 휘날리며 폴짝폴짝 멋진 모습으로 학교까지 배웅갑니다.
누군가 잠깐 문밖으로 나서기라도 하면
들어 올때까지 현관 앞에서 기다리는 애틋함도 있답니다.
그 모습에..홀로 두어야 하는 외출이 꺼려지기도 하지요.
종일 졸졸 따라다니며 몸짓으로, 까만 눈동자로
저의 말에 반응하고 말듣는 녀석을 보며
소통의 즐거움에 취하기도 한답니다.
아이들에겐 귀여운 막내동생
우리 부부에겐 늦둥이 아들. 애지중지...
요즈음은 제 밥 먹기싫다 끙끙 대네요
녀석을 위해 먹을것을 준비하는 저에게
입가에 함박 웃음 띈 남편 왈
"개는 개답게 키워야지"
'개다운게 어딨슈!! 이름이 개지' ㅎㅎㅎ
우울증 걸릴 것 같은 꿀꿀한 요즘..녀석이 있어 즐겁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쫑이를 안고 뒹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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