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하고 안온한 지장전
그 먼날 좁은 법당 안에서
팔꿈치 부딪치며 합장하고 기도 했었는데.
더우면 나무 그늘 밑에 돗자리 깔아 놓고
시원한 바람 느끼며 기도 했고.
어쩌다 늦어지는 날이면
햇살 등에지고 잔디 밭 위 방석에
땀 흘려가면서 기도 했었는데.
추우면 좁은 법당 비집고 들어가
누군가 오라는 눈길 주면
고마워 눈인사 하며 기도 했고.
법회 시간 길어지는 날이면
마루 바닥과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에 손 발 시리어
손 끝에 입김 불어주고
발가락 꼼지락 거리며 기도 했었는데.
새롭게 단청하고 청정해진
대적광전. 지장전과
새 옷 갈아 입으신
지장 보살님.
관세음 보살님 전에
팔꿈치 부딪치며 기도 했던 분 들과
생각나는 많은 님 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빨리 오셔서 "삼배" 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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