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외국인들과 함께 횟집에 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그중에 회를 질색하는 한명이 매운탕에 들어있는 뼈 사이사이 고기점에만 젖가락질을 하는걸 보고, you are a bone collector!(당신 뼈 수집가이군~)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외국인들은 모두가 박장대소를 하고 웃고, 한국인들은 영문을 몰라 눈만 말똥말똥.
이유인즉슨, 그당시 흥행영화중에 던젤 워싱턴이 주연한 범죄스릴러 '본컬렉터(The Bone Collector)'가 있었습니다. 범인은 살인을 하고 뼈(bone)를 모은(collector)다음, 그곳에 뭔가 암시를 남긴다는 거였죠.
영화제목의 뜻은 잔인하지만, 저는 단어의 원래 뜻을 취해서 개그상황을 만들어 보았는데 그네들에겐 통하더군요.~
관용적인 뜻과 원래뜻을 놓고 벌어진 이런 재미있는 경우는 작년에도 있었습니다.
정말 늦장가를 든 친구가 함을 판다고 해서 밤나들이 간 적이 있습니다.
늦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는 서글픈 밤, 동네입구에서 낯선남자들의 '함사세요' 외침에 개짖는 소리가 오히려 적막감을 더하는 판.
이윽고 신부측 부족측에서 아름답게 차려입은 젊은 여자들이 나오고, 신랑측 혈족(부족)의 젊은이들과 밀고 당기는 아름다운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 애틋한 마음이 싹트는......(한살 젊었더라면^^)
그 와중에 전혀 낯선 부족의 말이 한번씩 들리더군요. 아마도 국제결혼한 여자인줄 알았습니다.
(알고보았더니 옆집에 사는 원어민 강사였죠. 국제결혼한 동남아 여자들이 그렇게 목소리 높이지는 않습니다.)
하얀 봉투를 길에 깔고, 한발만 더 딛고오소. 아니되오. 술한잔 올릴테니 한발짝만 앞으로 오소. 그라면 그럴까나. 이렇게 주고받는 수작들 속에 여전히 가을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술을 한잔두잔 주고받으며 서로 마음이 누그러지고, 부드러지고, 추위도 풀리고, 숫기도 생기고...
한발 한발 내딛으며. 더오소. 안갈라오. 한잔더하소.그럴까나.안주여깄소.
이런날 노래 없나? 한걸음 다가오면 부를랴오...
이렇게 왁자지껄 실랑이를 하며 노는 와중에
영어를 쓰는 그 낯선 부족의 여자가 불쑥 길에 깔린 봉투를 집어들더니
성큼성큼 신부집 입구까지 가져가는 겁니다.
그여자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신부측을 보다못해 구해줄려는 정의의 흑기녀노릇을 할려들었겠죠.
그렇지만 의외의 상황.
그러나 신부측에서까지 고마워하기는 커녕,
다급히 되돌리려는 반응을 보고서는 그여자는 얼마나 당혹했을까요.
어깨를 으쓱이더니 “So far so goood"이라고 했는데....
ㅁㅁㅁㅁㅁㅁㅁ
'so far so good'이라는 영어는 ‘요즘 어떠니?’라고 물을 때, 대답으로 ‘요즘은 그럭저럭 잘 보내요.’라는 뜻의 관용적 표현입니다. 그런데 그때 그 여자의 의도인즉슨. 말그대로 so far so good였던거죠.
'이렇게(so)멀리(far) 가져왔으니 그만큼(so) 좋은건데(good)' 왜 신부측에서도 싫어하지?
라는 뜻으로 한거죠.
그녀는 함을 파는 행위의 유희적 속성을 모르고, 오직 해치워야 할 그런 일인걸로 알았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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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집들이에 오신 여러분들게 감사의 글을 올리려다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축하인사와 답지한 수많은 선물들은 마치 혼수품인양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래서 집들이를 하는가 보다. 그래서 다음에 또한번 더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보았습니다....~
그날 저희집까지 그렇게(so) 먼길까지(far) 와주셔서 그만큼더욱더(so) 감사드립니다(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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