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 할 일 있소 -
암말기의 형부를 도와 드렸다. 한평생 아들타령으로만 사신 분이셨는데......
강력한 진통제효력의 시간이 짧아지면서 작별을 준비하였다. 무척이나 부딪혀 싸우던 부부가 그렇게 살뜰하게 서로를 챙기는 모습에는 놀랍고.....
하나하나 주변정리를 언니가 도왔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포착되어 내가 나섰다.
목욕을 하시겠냐고 물으니 “병원 형편이 .....” 하시면서 망설이셨다
지금은 잘 되어 있지만 십년 전 그때만 해도 병원측이 여름철에 절약 하느라고 따뜻한 물을 샤워장에 보내주지 않았다.
지하 1층에 있는 병원식당의 차 끊일 물을 통사정하여 물통으로 8층까지 날라 와서 환자를 씻겼다. 물론 보호자인 언니와 둘이서 ... 오랫동안 누워서 씻지 못한 불쾌감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듯 한 모습 이셨다.
신음 소리가 잦아들고 “이쪽도 하시면서 ... ” 어깨를 내어미신다. 언니는 혼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동생의 행동에 고맙다고 찔끔찔끔 눈물이시다.
처제라는 생각 때문에 벗지 못하는 팬티가 물을 머금고 축 늘어져 있다.
“형부, 팬티 벗어 버리시오, 내외 할 일 있소? ” (그리 한가하냐는 뜻이지요.)
하니 두 분이 한꺼번에 웃으신다.
그 후 이분은 열흘 후에 정갈한 모습으로 눈을 감으셨다. 처제에게 고맙다고 전하라 하시면서 .....
자각할 수 없는 몸에 알콜 바르는 것도 중 하지만 본인의 느낌으로 기분 좋게 느끼도록 함이 더욱 중하다 싶기에 지난 일을 한번 떠올려 봅니다. _()_
경인년 시월에 법해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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