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문득 토끼와의 추억이 생각나는게
아무래도 우리 선원 아래동네 입주때문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보물찾기는 가을 운동회처럼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며
선천적인 체력으로 결정되는, 냉정한 게임이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였더라. 그해도 운동회날 공책한권 못타던 5학년때였던가.
마을 뒷산 소풍날, 모든 일정은 끝나고 보물찾기를 하였는데,
결국 모이라는 호루라기는 불어제끼는데,
'이무소득고'하던 터라 울적하였는데.,
문득 풀섶에서 발견한 토끼새끼 한마리.
어미는 저만치서 안절부절 못하고,
나처럼 아무것도 못찾은 이들이 호루라기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만지작 거리던,
온몸을 부들부들 떨던 토끼 새끼가 여적까지 기억납니다.
그후에 읽은 과학도감에 의하면, 어미토끼는 낯선 냄새가 나는 새끼를 내친다더라고요.
그냥 나둘걸. '토끼다.'라고 소리치지 말걸....하는 생각이 지금도 어쩌다가 듭니다.
우리 선원 아래동네가 입주가 시작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에
동네잔치를 벌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벌여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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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장모님 칠순잔치를 시골에서 벌였습니다.
봄날. 참좋은 봄날. 산수유 피는 그날.
남자는 남자끼리. 할머니는 할머니들끼리. 멀리서 온 친척들은 친척끼리
그러니까 '서로서로' '끼리끼리' 권커니 작커니 따로따로 먹고 놀다가
시간이 이즉해지자 그냥 그렇게 윷놀이 판이 펼쳐졌더랬습니다.
그러자.
다들 하나같이 하도 심심했던 이들처럼
모도다 윷놀이판 주위로 몰려들어 말추렴. 웃음추렴. 탄식추렴을 했더랬습니다.
모길로 가. 모아서 가.
꺽어서 가. 잡아야지...
이런. 이런 제길.제길. 하하. 하하......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법수선원도 5월달쯤 잔치를 벌이면 어떨까요?
공양간 앞에서 따뜻한 햇살 아래 도란도란 끼리끼리 먹다가..,..
이윽고 윷놀이판을 벌이면 어떨까요?
(음. 족구는 아무래도 다른 날 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족구는 뭐랄까. 다른 놀이랑은 모래알 같이 서걱서걱대는, 화학적 결합이 잘 안일어나는 놀이같습니다.)
잔치날에는 윷놀이가 제격입니다.
부수적으로, '똑또로르르' 목탁소리같은 '탁구'도 괜찬겠네요.
모두가 빙빙 둘러 앉거나 서고, 박수치고 탄식하고 웃고. 말추렴 하고 훈수두고....
먹는건 따로 해도 노는건 함께 하는 거.
그게 어울림 한판입니다.
그리고 윷놀이가 제격입니다.
5월달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부처님 오신날'에 플랜카드를 걸어 절을 찾는 이들에게 알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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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신체발부'운운하는 운동회처럼 냉정하지 않고, 보물찾기같은 뽑기로 마감을 하면 좋겠습니다.
많은 물건들이 찬조되어서. 뽑기로 많은 분들에게 과외의 기쁨을 주면서 끝을 내면 좋겠습니다.
요란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닫히지도 않고
그렇게 아래동네 사람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서 소풍이 봄가을로 있듯이, 이 어울림 한판도 봄가을로 신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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