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의상봉능선 다녀오셨나요?

지난 10월 1일 새벽 북한산성 종주를 하였습니다. 거의 13년 만에 긴 코스를 타보는 것이었죠. 그런데 등산지도를 깜박 해서 순전히 옛 기억을 더듬어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오른 백운대 정상에서 내려다 보니, 저 멀리 건물보다 훨씬 큰 불상이 눈에 들어왔는데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지도도 없었으니 어디쯤인지 전혀 감도 안왔고요.

그 후, 몇 시간을 걸려 다다른 문수사에서 잠시 쉬면서 마지막 하산코스로 처음 가보는 의상봉능선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의상봉능선에서의 조망이 정말 뛰어났습니다. 조망에 감탄하면서 일부러 천천히 가다 어느 바위에서 잠시 쉬게 되었는데요. 이럴수가. 바위 바로 아래에 백운대 정상에서 보았던 그 엄청나게 큰 불상의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좀 처럼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부처님의 뒤태라면 불경일까요?

그래서 잠시 능선 아래로 300여 미터 내려와 보니 그 부처님을 모신 곳은 국녕사라는 사찰이었습니다. 만불전이 조성되어 있었고, 그 거대 부처님은 20미터가 넘었습니다. 특이하게 합장하고 계셨고요.

다시 능선에 올라 둘러보니 북한산에 곳곳에 웬 사찰이 그렇게 많은지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북한산 어느 등산로를 택하든지 대부분 초입부터 사찰은 꼭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삐딱한 타종교인들에게는 꽤나 거슬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렇다고 그들이 종교시설을 국립공원 내에 새롭게 시설할 수도 없음은 명백하니..... 그들로서도 흘러온 역사적 내력에는 어찌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북한산 등산로 중에서 “의상봉능선코스” 강력히 추천합니다.
참고로 의상봉능선은 도봉산 포대능선처럼 위험한 곳이 많으나, 곳곳에 쇠줄과 우회로가 있으니 큰 무리 없이 등반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산코스로 택하기 보다는 무릎보호를 위해서는 시작코스로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발점으로는 구파발역에서 버스로 북한동 입구로 가는 버스 이용해서 가면 됩니다.

아, 그리고 의상봉코스는 주말에는 사람이 많으므로 조금 일찍 가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