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종교평화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문을 두고 종단 안밖이 소란스런 모양이다.
불교권익의 포기 내지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행위의 방치할수 없다거나
종교평화법 제정, 종교평화선언이 사회적 여론을 선점하거나 적어도 종단사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길 수 있다는 등등 내세우는 명분도 여러가지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런 일련의 소란속에서 뭔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무척 답답할 뿐이다.
(그들의 행동에서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은 정법에 대한 확고한 신심과 이해이다.) 더구나 그 모임의 중진에 내가 평소에 존경하는 스님이 떡 하니 있었으니...물론 이 일로 그 스님에 대한 존경심이 결코 훼손되진 않았다.
그저 이벤트는 이벤트일뿐이다.
포교가 이벤트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찌 한 낱 이벤트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그 모임을 주선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와 관련하여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을 언급하는 인사도 있었다.
정말 궁금하다. 그 분이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나 역시 원효스님을 존경하고 무량수경종요를 소중히 봉독하고 있지만,
무량수경종요에서도 원효스님은 여러 이견에 대하여 모순없음을 명쾌히 보여주시지만
언제나 그 근원에는 일관되게 부처님의 정법의 가르침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들이 침묵해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꼭 해야 한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철저히 부처님의 정법에 기초해서 선언문이 작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선언문 초안은 폐기되어 마땅하다.
종교간 평화라는 거스를수 없는 시대조류에 불교만 뒤떨어질 수 없다고요?
구태연한 모습으로는 작금의 젊은이들을 불교계로 이끌수 없다고요?
아이구 머리야!
내 결론은 이렇다.
구태여 선언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철저히 부처님의 정법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타 종교의 가르침도 결국은 부처님의 정법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
만약 그 표현방식을 두고 혹여 타 종교인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거나 하여 왜곡된 표현을 방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땐 아무것도 하지말고 당장 중단해야 한다.
무엇이 정법인가를 밝히는데 방편과 이론이 허용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정도 조차 언어로 담아낼 수 없을 정도의 수행이력을 가지고 어찌 감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논하려 하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참고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비 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의 번역문을 구해 읽어보았는데, 그들도 철저히 그리스도의 근본교의를 명확히 하고 타 종교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선언하고 있었을 뿐, 타 종교에도 그리스도의 근본가르침이 함께 하고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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