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모환 한송이

  선인장 꽃 한 송이가 눈부시게 하얗군요.
일월심님의 디테일하고 맑은 심사를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비상등은 꺼지고 터널은 벗어났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창밖을 스칩니다.

  참 좋은 마음의 길동무였는데...
너무 애지중지해 오든 길동무였는데...

백설처럼 하얗고 얼핏 보면 들국화처럼 청초하게
생긴 단모환
청초한 아름다움과 변함없는 사랑을 뜻하는
단모환을 주인님께서는 저(7741호)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놀라게 해드려서
말입니다.
늘 동반하실 때 마다 배는 든든한지 밥을 챙겨주셨고
신발은 이상이 없는지 이리 살피고 저리 살펴주셨고
옷은 더렵혀져 있지 않나 어루만지며 닦아주셨지
않았습니까?
외출 갔다 왔을 때는 감사의 인사까지 받았었는데!

오래 동안 주인님을 안전하게 모시지 못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늙었나 봅니다.

주인님 건강은 쾌유 되셨는지요? 궁금합니다.

저(7741호)는 다시 연마(鍊磨)되어 이 나라의
산업에 일익을 담당할 것입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삶에 “애별리고”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슬픔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보다 젊고 힘찬 새로운 동반자(7742호)를 생각하면서...

7741호님을 보낸 마음의 글 정말 잘 보았습니다.

주인님의 길동무였던 7741호 합장

  스님, 회장님 말씀 고맙습니다
,
삶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인데 집착과 분별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음 챙기려고 노력할께요,

  인사가 늦었지만,
건강은 회복하셨는지요?

아주 먼, 27여 년 전의 제 얘기입니다만,

85년에 일본으로 떠나면서 처음 구입했던 애마 같았던 포니1을 선배에게 팔았을 때,
선배 손에 이끌려서 떠나는 차를
눈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면서,
섭섭한 마음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온전한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판 것도 섭섭했는데,
몸이 망가져서 폐차장으로 보내셨으니, 오죽 섭섭하고 가슴이 아팠을까요.

사람과 같이 자동차도 ‘고철 재생산’ 과정을 통해서 환생한다고 하니,
좋은 차로 다시 태어나라는 축원을 드립니다. _()_

  운전은 무서워서 더 이상 못할것 같고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감수하며 지내야죠,

마음 챙겨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