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사회 이런 일이...
세곡동 아파트 사이로 줄을 지어 가고 있는 승용차들을 아파트 주민들이
오늘 무슨 날인가 하며 수군거리며 승용차 일행을 힐끗 바라본다. 45도의
가파르게 이어진 길을 따라 오르는 자동차의 꽁무니에서는 하얀 연기가
퐁퐁 연이어 피어 나고 있었다. 절 마당에 도착한 이들을 어깨띠를 두른
건장한 젊은 청년회거사 10여명이 분주히 오가면서 큰 법당으로 안내를
하고 있었다.
행사시간에 50여명의 회원들이 거의 왔다 싶다고 판단한 거사회 총무 보관은
식순에 의해 개회를 선언하자 이어, 풍채가 그럴듯한 거사회 회장 용담이
"이렇게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모두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참석해
주시니 우리 거사회가 나날이 발전을 넘어 번창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인사를
건네 후 오늘은 특별히 거사회의 재정과 관련된 부분을 논의해 보려고 합니다.
정천 감사가 진행하시고 회원들은 기탄없는 좋으신 말씀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천 감사는 우리 재정을 살펴보니 현재 3억원의 회비적립이 있는데 김 교수,
임 교수, 황 기술협회장, 김 회장, 양 사장, 최 사장, 강 사장 등등을 비롯한 많은
사회지도층 거사님들이 보시를 해주셨기 때문에 회비가 많이 적립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사회는 그동안 불우이웃돕기, 장학사업 등 많은 사회적 봉사활동을
수없이 해왔습니다만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위해서 어떤 일들을 해나가야
할지 많은 안건을 발언해주시기 바랍니다.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머리가
히끗하고 골드안경을 쓴 황 협회장이 우리 절에 손댈 곳도 많은데 내가
우리 회사 김 전무한테 얘기해서 저쪽에 허스럼하고 냄새나는 저거 확
밀어버리고 새롭고 하나 지어드리리다 라고 한마다 내뱉는 순간 박수소리가
법당 천정을 뚫고 나갈 것 같은 호응을 얻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 절에 108사 순례단이 매월 전국에 있는 명찰을 돌면서
법수를 빛내고 있다는데 차량1대 구입하여 이용토록 전폭 지원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자 여기저기서 옳소하는 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임 교수는 이왕 쏠거면 확실히 쏘는 방법으로 운전기사도 한명 붙여주면
더 좋겠다고 거들었고, 양 사장은 108사 총무를 맡고 있는데 거사회에서 년간
1000만원 정도 운영비로 밀어주면 모든 법수회원들이 아무 부담없이 다닐 수 있어
더없이 좋을텐데 라고...
또한, 법수에서 관음바라 합창단이 아름다운 목소리 공양을 잘하고 있는데
전국에서 제일가는 음성 공양단을 만들기 위해서 대폭 지원을 해주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많은 공감을 얻었다.
그리고 보살회도 만들고 청년회도 만들고 어려서부터 부처님을 공양할 수 있는
어린이회도 만드는데 거사회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 나왔다.
의견을 다들은 거사회 회장 용담은 여기저기서 좋은 의견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번 안건을 모두 검토하여 집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의미있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다음
거사회 회의에서는 보살님들도 업저버로 다수 참석을 시켜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번 거사회 모임에서는 정말 좋은 발언들이 많이 나왔다며 참석한 모든 거사들의
만족해하는 모습이 환한 얼굴을 통해서 잘 읽을 수 있었다.
그럼 이것으로 거사회 정기모임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용담 회장의
인사말이 어림풋이 들리는 말듯하는 순간...
보관거사 점심 먹고 여기서 졸면 감기들어.......
어~! 아니 방금 회의를 했는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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