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는 3월20일 ‘삼장원·염불원법 제정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종단의 수행가풍 진작을 위한 삼장원·염불원법 제정안이 조계종 중앙종회를 통과, 향후 경율론 삼장 및 선어록 연찬, 염불 및 참법수행 등도 안거로 인정받게 됐다.
중앙종회(의장 향적 스님)는 3월20일 ‘삼장원·염불원법 제정안’을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종헌에는 종단 내 다양한 수행기관을 둘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선원 이외에는 관련 법령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삼장원·염불원법은 기타 수행기관으로서 삼장원과 염불원을 설치 운영하는데 필요한 제반사항을 규정해 종단의 수행가풍을 크게 진작하고자 하는 종법 제정안”이라고 설명했다.
“삼장원은 안거기간에 경율론 등 교학연찬을 중심으로 참선수행을 병행하는 수행기관이며, 염불원은 안거기간에 정토수행과 참법수행을 중심으로 참선수행을 병행하는 수행기관”이라며 “특히 삼장원과 염불원은 다양한 형태의 안거 수행풍토가 조성은 물론 총림설치 요건을 충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중앙종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삼장원·염불원법은 통불교를 지향하고 다양한 수행풍토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삼장원·염불원법 제정에 따라 일선 사찰은 경율론 등 삼장과 선어록을 연찬하는 삼장원과 염불 및 참법수행과 정토사상을 연구하는 염불원이 종단 수행기관으로 인정받게 됐다.
삼장원과 염불원을 운영하는 사찰 주지는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1개월 이전까지 정진 및 연찬할 분야와 과목, 교재와 문헌, 교수사, 방부인원 등을 공지해야 한다.
또 승납 7년 이상 스님이 입방 가능하며, 삼장원과 염불원은 청규를 제정해야 한다.
임기 2년의 삼장원장과 염불원장은 학덕과 수행력을 갖춘 비구 대덕, 비구니 혜덕 이상의 스님으로 운영위원장이 위촉하는 것으로 적시했다. 해당 사찰 주지가 운영위원장이 되며, 총림의 경우 삼장원장과 염불원장의 임명권한을 방장에게 뒀다.
또 중앙종회는 삼장원·염불원법 제정에 따라 승가고시법을 개정, 삼장원과 염불원에서 4안거를 성만하면 3급 승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해설 (by정목스님)
재가자 분들을 위해 설명을 해야겠습니다.
한국불교는 조선시대 1700년대를 전후하여
참선(경절문), 경론(원돈문) 염불(염불문)을 동등한 입장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본사에는 위 삼문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도량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불교가 급속히 쇄퇴하여 침체기에 들어갔을 때, 경허스님(1849~1912)이 출현하여 범어사에 선원을 개설하기 시작하여 전국 각지에 선풍을 일으켰습니다.
그후 1913년 5월 만해 한용운 스님이 <불교유신론>에서 '나무아미타불 명호만 부르는 염불은 가짜염불이니 그런 염불당은 모두 폐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후에 전국의 염불당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915년 통도사를 선봉으로 전국에 수많은 만일염불회가 부흥하여
사찰경제를 유지하며 한국불교의 꺼져가는 등불을 살리게 된 것으로 봅니다.
그후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불교는 참선위주로 진행되어 교학과 염불을 무시하다보니
오히려 무식한 불교, 민중의 신앙심을 바로 일으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이제 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통불교를 지향하지 않으면 불교의 중흥은 영원히 꿈으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지혜로운 분들이 뜻을 모아 참선, 교학, 염불을 동등한 위치에 두고 안거기간에도 선택에 따라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선원, 삼장원, 염불원을 개설하지 않으면 총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총림의 방장이 되려면 위 세 가지 수행을 관장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소수의 분들이 주장하는 간화선의 세계화는 대단히 어렵고
1400년 전에 원효스님이 목메이게 외치셨던
모든 수행문이 일심의 바다로 통하게 하는 "통불교"를 지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 지금 이 모든 뜻은 좋은데 어떻게 준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문제점
선원---교학을 바탕으로 뛰어난 선지식이 지도하지 않으면 '맑은 바보'만 배출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삼장원---경율론에 정통한 강사가 아니면 7년 이상된 스님들의 관심을 어떻게 모으겠습니까?
얼마전에 모 본사에서 삼장원을 개설하여 학인을 모집했는데 응모자가 없어서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머리 아프게 공부하려는 출가자들이 드문 시대입니다.
염불원---7년 이상된 스님들을 지도하려면 교재부터가 <왕생론> <무량수경종요> <아미타경소> 정도는 되어야 하고, 염불수행을 10년 이상은 해야 합니다.
아무튼 뜻은 좋지만 실행하는 데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