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신교계의 총리후보로 나라가 시끌하다.
모교회 장로님의 하신 말씀 중에 하느님의 뜻과 관련해 문득 떠오르는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두 친구가 있다.
한 녀석은 사춘기를 지내면서 소원해졌으나, 당시 극빈층이었던 우리 가족들에게 무려 6년이 조금 넘도록 월세를 받지 않았던 집주인의 아들이었고 초중고 동창인데 최근 고등법원에서 중기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시작했다.
이 녀석은 초등고, 대학을 거쳐 현재까지 같은 교회를 다니는데, 대학졸업하자마자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당시 교회에서 가장 퀸으로 꼽히는 아가씨와 멋지게 결혼까지 성공한 수완(?)을 선보여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다.
세월이 흘러 7~8년 전의 일이다. 당시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그 즈음 그녀석이 건축자재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부도 직전이었다고 한다. 딸만 3명이었는데, 그 중 7살, 4살난 딸이 엄마와 함께 강남의 모 교회에 갔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 두딸이 아빠를 위해 기도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막내 녀석이 울면서 “하나님, 우리 아빠 사업 꼭 성공하게 해 주세요. 망하면 우리 가족 모두 어렵게 살아야 되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마침 그 교회의 한 중년의 남성이 평일 대낮에 텅빈 교회당에 어린 여자아이 둘이서 울면서 기도하는 것이 눈에 띠어서, 다가와서 물었단다. 두 딸은 울면서 기도내용을 말했고, 그 중년의 남성이 너희 아빠의 사업이 무엇이라고 묻었는데, 용케도 7살 딸아이가 건축자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남성은 연락처를 딸아이에게 남겨주면서 아빠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그 다음은 쉽게 예상하는 대로다. 그 중년의 남성은 무역업을 하는 분이었고, 그 분의 소개로 중동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3-4년은 사업이 엄청나게 번창한 모양이다.
지금부터 3-4년 전까지도 강남 개포동, 일원동 아파트를 몇 채씩 샀다는 얘기를 어머니를 통해들었고, 재작년에는 공장부지도 확장해서 이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작년 봄부터 다시 위기라는 얘기가 들리더니, 지난 해 가을에 구속되었다면서 그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다. 내용을 파악해 보니, 기가 찼다. 처음 3-4년은 자력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후의 3-4년은 무리한 사업확장이었고, 무엇보다 자금의 낭비가 심각했다. 특히 교회에 헌금액수가 입이 딱 벌어졌다. 그 자금의 원천중 일부는 50억이 넘는 부당한 국가지원금이었고, 다른 일부는 지인들로부터의 소위 폰지사기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지난 5월달에 우리 어머니를 모시고 그 친구의 어머니 집을 어렵게 방문했다. 3시간 남짓 두 분의 오랜 대화가 있었는데, 그 친구 어머니가 전하는 말씀이 장관이었다. 얼마전 아들면회를 갔는데, 그 동안 구속되어 있으면서 전도한 재소자들이 엄청 많다고 전해들었고, 그래서 자신도 기분이 매우 좋았단다. 이 녀석 이야기는 이만하고,
다른 한 녀석은 대학교 동창인데, 작년 말경 모 금융지주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과감히 박차고 나와서 현재 선교사 수업중이다. 재작년에 우연히 알았는데, 이 녀석에게는 자식이 2명이 있는데, 둘째 아이는 입양했다고 하고, 최근에야 친구들에게 알려졌다고 한다. 이 녀석은 결혼할 당시에 부인과 약속했단다. 1명은 우리가 낳고, 다른 1명은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갖자고.
이녀석은 오래 전에 근무하는 은행에서 우수 사원에게 주는 전액비용지원 해외유학도 3년이나 다녀왔고, 본점 PB센터에서 근무할 만큼 실력도 인정받는 놈이었다. 이녀석은 대학교때에도 늘 찬송가를 성악으로 부르면서 지내는 낙천적인 놈이었는데, 대학생활도 지극히 모범적이었고, 나를 전도하려고 무던히도 애썼던 놈이기도 했다. ㅋㅋ
이녀석이 해외선교사를 한다고 그만둔 것도 쇼킹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선교행위만으로도 기본적인 생계유지가 가능할 정도로 체계화되고 축적된 기독교계의 포교역량이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이녀석이 자주하는 말 중에 “하나님을 순종하면 모든 것이 순조로와요. 정말이예요”(내가 1살 많다고 꼭 존대말을 한 이상한 놈이었죠).
지금 나는 누가 내 종교를 물으면 망설임없이 불교라고 답한다. 그런데 이녀석처럼 부처님을 순종하냐고 반문하다면?
그래서 나는 오로지 염불수행만 하려고 마음먹었다. 기회가 되면 이렇게 결론지은 경위에 대해서도 차차 밝히고자 한다. 그 누군가 염불행자가 되는 기연이 될수도 있을까 하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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