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에 귀의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이 평안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2022년 12월의 불교 교리 자료를 1월 1일 새해 아침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교재명 : 불교사(史)의 이해(조계종 신도 교재 ③ 역사)-
1. 교학의 발전
(1) 통일신라시대는 한국 불교학의 전성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불교 이론들이 발전하
다.
(2) 당나라와의 활발한 문화교류를 배경으로 새로운 불교 이론들이 지체없이 수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초로 하여 불교 이론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했던 시기였다.
(3) 통일신라시대에는 특히 독자적인 교학 체계를 수립한 원측(圓測), 원효(元曉), 의상(義湘) 등의 불교
학은 중국과 일본의 불교계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동아시아의 불교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 하였
다.
2. 원측(圓測)과 유식사상(唯識思想)
1) 원측대사
(1) 통일신라의 불교학은 유식학(唯識學)에서 시작하여 활성화되었는데 여기에 두각을 나타낸 사람은
원측(613~696년)이었다.
(2) 전기에 의하면, 원측은 신라의 왕족 출신이었다고 한다. 3세에 출가한 후 10여세의 나이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2) 원측은 중국에서 여러 유명한 불교학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범어와 서역 여러 나라의 언어를 습
득하는 등 불교학을 연구할 수 있는 소양을 쌓아 나갔다.
(3) 원측은 젊은 시절에 이미 불교학자로서의 명성을 쌓았고, 그는, 645년 현장(玄斡,600~664년)이 인
도에서 유식학(唯識學)을 공부하고 돌아온 이후에는 이를 중점적으로 연구하여 유식학자(唯識學者)
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였다.
(4) 원측은 특히 658년에 황실에 의해 서명사(西明寺)가 개창된 후에는 그곳에 머무르면서 유식학의 강
의와 주석서 집필에 몰두하였고, 노년에는 측천무후(測天武后)의 발원에 의해 추진된 불경 번역사
업에 초청되어 증의(證義)의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2) 유식사상(唯識思想)
(1) 유식사상(산스크리트어 비즈납티마트라/vijnaptimatra)은 유식학, 유식론, 유식설 혹은 유식불교라
불리며, 마음의 역할과 구조 기능, 마음의 현상을 밝히는 불교심리학이다.
(2) 유식사상은 마음과 마음 작용을 모든 인식과 존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3) 만물의 궁극적 실체는 마음이며 모든 것은 마음이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 것뿐이라는 사상
(4) 마음 외에는 존재하는 것이 없으며, 마음에 의하여 모든 것이 창조되었다고 설명한다.
(5) 유식학은 실제적인 수련에 의해 성립된 불교 심리학으로서 아마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심리학일 것
이다. 그런데 그 이론이 너무나 번잡해서 옛날부터 골치 아픈 학문의 대명사로 지목돼 왔다.
3) 원측과 유식사상
(1) 유식사상은 마음과 마음 작용을 모든 인식과 존재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따라서, 그와 같이 말하곤 한다. "내 마음의 눈이 뜨면 세상이 열리고, 내 마음의 눈을 닫으면 세상이
닫힌다."라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처럼, 궁극적으로 외부에 존재하는 사물 자체에 가치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의 인식 작용에 달려 있다. 그 인식하는 마음의 주체
를 알라야식(阿羅耶識)이라고 한다. 이 인식 작용의 대상이 되는 경계를 현상이라고 보고, 모든 존
재의 성질과 모습을 탐구한다.
(2) 원측대사는 일찌기 중국으로 건너가 유식학을 공부했는데, 그 당시(6세기경) 중국에서
는 <십지경론>과 <섭대승론>이 차례로 한역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지론종과 섭론종의 유식 연
구가 활발하였다고 한다.
(3) 원측대사는 처음에는 위와 같은 지론종과 섭론종에서 주장하는 유식사상을 따랐으나,
현장이 인도에서 새로운 논서를 한역하여 소개하면서 알라야식과 여래장을 구분하고
알라야식의 인식 전환에 의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자, 이러한 현장의 사상을 계승하였다.
사회전반에서도 지론종과 섭론종은 급격히 쇠퇴하고 현장의 사상을 계승한 법상종으로 단일화하였
다.
(4) 통일신라 승려 대부분이 유식관련 저술을 남길 만큼 유식은 통일신라 불교학의 큰 줄기를 이루었
고, 그 흐름이 바로 원측(613-696)으로 비롯되었다.
(5) 원측은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대승과 소승을 고루 배우고, 특히 당시 성행하던 유식에 큰 관심을 쏟
았다. 원측은 싼쓰끄리뜨어를 비롯한 6개 국어에 뛰어나 경전 번역에도 여러차레 참여하였다. 당태
종의 부탁으로 장안 서명사에 지내면서, 그곳에서 저술한 번역서가 23종 108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중에서 특히, <해심밀경의 소> (解深密經疏)는 티벳불교에 까지도 크게 영향을 미치
는 저서라고 할 수 있다.
(6) 원측은 현장의 유식을 따랐지만, 현장과 그의 제자 규기가 유상유식을 주장했다면,
원측은 무상(상이 없는) 유식을 주장했다.
(7) 원측의 무상유식사상은 당대 인도에서 전해진 것은 아니다.
3. 원측이 이해한 불교의 일관된 틀
1) 모든 교설을 방편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2) 불교의 모든 가르침을 중생이 불타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데 도움을 주는 방편이라는 것이다. 즉, 모든
교의가 각각 한 뜻에 의거 하고 있으므로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았던 것이다. 어느 하나의 입장을
배타적으로 고집하거나 두 입장을 단순히 조합하지 않 고, 전체적인 안목에서 각각의 준거와 장점
을 밝혀 그 모두를 불교 속에 포용하였던 것이다.
3) 이러한 원측의 인식은 유식학설 뿐만 아니라 대승과 소승의 여러 교설을 폭넓게 포용하여 체계적으
로 이해하려는 일승적인 인식체계였다. 법화경이 일승을 주장한다면, 화엄경은 모든 승을 받아들인
다는 점에서. 원측의 교설이 다소 혼란을 주는가도 싶지만, 그러나, 원측은 중관과 유식 모두가 중도
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였다.
4) 원측은 이렇게 모든 불교의 가르침이 중생의 집착을 제거하여 중도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유를 전개한 원측의 유식사상은 집착과 편견을 제거하고 중도를 밝
히는 전 불교사상을 포괄하는 것이었다.
5) 여기서 바로 한국의 통불교사상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원측이 원효대
사보다 앞선 인물이기에, 원효도 원측의 영향을 무한히 받았을 것을 추측할 수 있기 때
문이다.
6) 원측은 일체중생에서 모두 평등하게 여래가 될 가능성 (여래장)이 있으므로, 어떤 존재든지 모두 불
성이 있어서 성불할 수 있다고 보았다. 또, 원측은 범부의 수행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그들이 스스로
를 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강조했던 것이다.
7) 범부가 모든 번뇌를 제거하고나서야  비로소 소지장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인지,
번뇌가 있음에도 소지장 제거를 같이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기도 하다.
8) 이렇게 여러 교설을 폭넓게 인정하는 원측의 포용적인 사상을 잇는 제자들을 당의 법상종과 달리 '서
명학파(西明學派:원측을 계승한 학파)'로 불렀다.
9) 원측의 제자들인 승장. 도증. 도륜 등 신라 출신의 승려가 바로 이들이다.
- 정병삼님의 <한국불교> pp.161-165에서 발췌.-
2023년 1월 1일
새해아침 법수선원에서 만산 김상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