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안마당에서 다불유시 가는 길 우측으로는
반원형의 기와 두개를 이어 둥그렇게-가운데는 홈이 파여 있는-만들어서 경계를 표시해 놓은
잘 가꾸어진 밭이 있습니다.
언젠가 은행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일없이 바람쐬다가 천천히 화장실로 걸음을 옮길때가 있었습니다.
별 이야기도 아닌 아래 이야기는 그 날 발견한 것입니다.
부리나케 화장실로 갈때와는 달리
그날은 쉬엄쉬엄,걷다가 말다가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눈길을 돌리면서
법수선원 새내기시늉^^은 다 내면서 걸었습니다.
심심했다기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기와 두개를 이어만든 통 속들을 하나씩 보았는데..
하나같이 거미들이 살고 있는지 거미줄을 잔뜩 치고 무언가를 잔뜩 벼루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곳은 또다른 곤충이 집터로 삼고 있었는데,
일곱여덟마리쯤 되었을까요..
벌들이 잉잉거리며 쉴틈없이 일을 하고 있더군요.
이런,,,,,,
머리위에 레이다망처럼 빈틈없이 펼쳐져 있는 거미줄을 어떻게 벗어나서 꽃으로 날아올라가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타깝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거미줄을 대신 걷어내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느쪽을 편들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까요.
대신 화장실에 갈 때마다 그곳에 쪼그리고 앉아 지켜보았습니다.
항상 벌들의 숫자도 느는 것 같지는 않아 거기서 거기인 듯 하고,
거미줄의 촘촘함도 다른 경계석 통안과 비슷한 듯 하였습니다.,
그런데.어제였습니다.
아니.....
벌들이 이십여마리로 늘어나 있는게 아닌가요.
거미줄도 거의가 걷혀 있고요..!
...............
벌들이 겪었을 지난 두어달이 그려집니다.
눈부비며 반쯤 들깬 상태로 꿀을 따러 날개짓하였다면
거미줄-비를 막아주지 않는-에
얼마나 자주 걸려 들어서 곤혹을 겪었을 까요..
그렇다고 화를 내어서 거칠게
거미줄을 다 걷어내거나 거미를 추방시키지도 않고....
거미줄을 항상 머리위에 업보인양,
짐처럼 얹고서
항상 또렷또렷하게.성성하게 깨어 있었을 그들을 생각합니다.
벌침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들을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