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타이 여정 -
허정
이 나무는 보리수!
남국의 한적한 시골
작은 사원의 뜰 한 가운데
밝은 해살을 받고 선 나무 한 그루,
이 나무는 보리수!
이 나무는 보리수!
나는 나무 아래로 달리어갔네.
그리고 나무를 우러러 쳐다보았네.
나무에는 한없는 평화가 있었고
한없는 평안이 있었네.
이 나무는 보리수!
나는 나무 아래에 앉았네
그리고 나는 눈을 감았네.
나무의 평화와 평안이
내 온 몸을 비처럼 적시었네.
이 나무는 보리수!
나는 비로소 알았네.
정각자 붇다님께서
영원한 평안의 법을 깨달으시려는
마지막 명상의 자리를
왜 이 나무아래에 잡으셨는지를 -
이 나무는 보리수!
나는 비로소 깨달았네.
낯 선 길을 걸어 온
먼 먼 내 여행의 길에서
나는 얼마나 불안하였고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
이 나무는 보리수!
나는 일어나 나무 둘레를 거닐었네.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거닐었네.
나무의 평화와 평안을
내 마음에 깊이깊이 새기면서 -
그리고 땅을 덮은 금빛 잎새들을 주워
내 가슴에 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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