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은 아직 겨울인데
내리는 비는 봄비인 듯 한 따뜻한 날씨입니다.
하지만,아직 봄맞을 준비가 덜된듯 옷을 여미게 됩니다.
봄이 오면 진달래가 피겠죠.
하지만 벌써 진달래 이야기가 환하게 피고 있습니다~~
아래는 서해 어느 섬마을에도 진달래가 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봄날,바다에 돌아온 아버지는 호루라기를 사오셨고
어린 아이를 도가로 막걸리를 사러 보냈다....."라는 짧은 소설구절을 풀어내봅니다
혹시라도 이런 이야기를 원하지 않는 분들이 계실까 해서
그분들을 배려해 재빨리 시작하겠습니다...^^
묘도(여수시에 속함)의 어부들도 온동네 섬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멀리 먼바다로 나갑니다.
육지를 떠나,마누라와 피붙이들을 떠나 몇주일 거친 바다생활에 지친 어부들이
돌아오면서 품속을 그리워 하느건 당연지사.
그들 어부의 손에 자식들 선물이랍시고 들고 들어오는것 중에 호루라기가 있다고 합니다.
들뜬 마음을 달래고 식히려면 한시가 급한터,
집에 들자마자 선물을 찾는 어린자식과 뜻이 맞는 바깥양반의 손놀림은 급하다 못해
바닷물에 찌들은 보자기를 찢듯이 하여 호루라기를 끄내 자식손에 쥐어줍니다.
이 모든 것을 알고도 짐짓 모른척하며 애덜에게 지청구를 하는 안사람의 마음도 한마음, 참 이쁜 마음이겠지요?
삽시간에 온동네는 저마다 새호루라기를 들고 나간 애덜의 빽빽 호루라기 소리가 가득합니다.
이때만큼은 꼬마들은 꽃을 넘나드는 벌나비에도, 새가 새를 뒤따르는 보리밭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빽빽~.삑삑~
핵핵~,힉힉~
입술이 부러터지고 목이 시어가고,온몸에 땀이 젖고 얼굴이 붉어지고
눈이 튀어나올듯한 장면은 호루라기를 불어본 사람은 압니다.
방문걷어 잠구고 호루라기를 불어본 사람은 압니다^^
온동네가,집안팍할것없이 꽃노래가 가득한 오월 어느날 풍경입니다.
이윽고 호루라기를 불다가 지치고 시들해진 애들이 집으로 향하고
저멀리 자기집이 보이자 다시 빽뺵 호루라기를 불러제낍니다.
이 신호를 받아서 큰방에서는 땀을 딱고 담배를 하나 끄내풀고 방정리 몸정리 표정정리를 합니다.
그러나 좀 아쉽습니다.부족합니다.아마도 그러할 껍니다.
집집마다.,험,험 소리와 함께 담배연기만 한가롭습니다.
그러나 오월 한낮은 참 깁니다.
안밖이 손에 일은 안잡히고 해가 길어진 게 안타깝습니다.
이런 날일수록 해는 더디 가지요
보다못한 바깥사람은 애를 불러 저멀리 도가에 막걸리 심부름을 보냅니다,
사탕값을 덧붙여 막걸리를 받아올 그릇으로 위가 넓은 양재기를 들려보냅니다.
안사람은 술을 엎지러지 말라고 두번세번 말다짐을 합니다.
기분좋아 다시 사립문을 나선 어린 자식은 고개넘어 도가로 향합니다.
호루라기는 호주머니에 넣어두고 사탕물고
출렁출렁 술이 넘칠까봐 조심조심 고개를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애의 얼굴은
오월 햇살에 발가랗게 상기됩니다.
술이 넘칠까봐 조심조심 넘어오는 고개길.
밝은햇빛 붉은흙빛 빨간꽃빛 아름다운 길
정이 넘칠까봐 조심조심 넘어가는 인생길
대문밖을 넘지않고 다시피어나는 아름다운 길
이렇게 오월 한날 어느 섬마을은 평화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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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니 봄꿈에 취하여 감은 눈에 어떤 한노래 리듬만 계속 들렸는데
아마 아래 노래인 것 같습니다....
이미자의 여로
그옛날 오색댕기 바람에 나부낄때
봄나비 나래위에 꿈을 실어 보았는데
.......
언젠가 오랫옛날 볼우물 예뻣을때
뛰는 가슴 사랑으로 부푼적도 있었는데
......
(윗 글을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는데요....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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