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선원으로 가는 길에 보살님들과 함께 했습니다 한 보살님께서 "......내가 이 맛에 25년째 이
절에 다니고 있어요"라고 입을 떼셨습니다 승용차에 몸을 실으면 불과 수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세곡교옆 뚝방길에서 시작되는 '법수선원으로 가는 길'은 도심속에서는 좀체로 찾아내기 어려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크게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을 통과해 경내로 들어서면,'대적광전'위로 보이는 푸르른 하늘은 마치 별천지에 온 것 마냥 청아합니다 진돗개들이 기다렸다는듯이 뛰어나와 꼬리를 흔들고 저녁무렵 대종소리가 깊게 울리기 시작하면, 간혹 팽팽했던 마음의 고삐마저 절로 늦추어지곤 합니다
" 아! 바로 이 맛 때문에......!"
공양간 앞 뜨락에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한그루 서 있습니다 계절마다 그 위용을 다르게 드러내며 늘 그렇게 '존재'합니다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가을에는 고혹적인 황금빛 향연에 이어 풍성한 열매를 나누어줍니다 또 겨울철에는 나뭇가지위로 흰 눈을 이고 있으면서 마치 마음 속의 찌든 때를 하얗게 씯어내라고 일러주는 듯 하기도 합니다 봄이면 묻어날 듯한 연초록 물감이 온통 풀어지고......,주위에 피어나는 형형색색의 꽃들 속에서 경탄을 자아내게 하곤 합니다
법당측면 계단으로 올라서면, 흔히 도심에서 펼쳐지는 '사각빌딩 숲'으로 에워싸인 스카이라인과는 전혀 다른 '진짜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웰빙 풍경'이 펼쳐집니다 법수선원은 가히 '도심속의 전원사찰'이라고 이름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며칠전에 '강남케이블 TV'에서 법수선원을 취재하러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리포터와 카메라기자가 잠시 다각실에 들어와 차를 마시면서 이구동성으로 "이런 절이 있는줄 미처 몰랐어요"라며 좋아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누구인들 법수선원 경내로 들어서면 잠시라도 마음이 쉬어지고 행복해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법수선원으로 가는 길'에서 느껴지는 그 행복감을 자칫 각박해지기 쉬운 일상에서도 잃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량과 인연되어진 것에 거듭 감사할 뿐입니다
또한 항상 자비롭고 넉넉하신 주지스님과 한결같이 기도하시는 기도스님, 부지런히 기도정진하시고 봉사하시는 여러 불자님들, 큰 가르침으로 중생들을 일깨워주고 계시는 큰스님...... .
사실, 참으로 '법수선원으로 가는 길'은 곧 깊고깊은 마음길을 의미한다는 것을 점차로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법수선원(法水禪原)이라는 사찰명을 보면 끝자가'집'을 의미하는 '원(院)'이
아닌 '근원 원(原)'으로 표기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法)이란 물이 흘러가듯 순리와 집착없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진리를 올바로 체득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근원으로 향하게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곧 선(禪)수행을 해야하는 까닭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진리에 계합한 삶이며, 실제로 결코 같은 강물에 두번 발을 담글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와같은 사실을 아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으나 실천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비근한 예로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 속에서 나와 남을 집착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참 무수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사실 '나'라고 고집할 것이 없으므로 '나' 없는 길을 향해 당당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윽한 향기를 지닌채 항상 여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결국 분주하게 일어나는 생각들을 끊고 조용히 진리를 참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일찌기 삼라만상이 무상함을 설해주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온 우주법계에 상주하시는 부처님께 지극하게 귀의합니다
오늘도 '법수선원으로 가는 길'은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언제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귀의불 귀의법 귀의승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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