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일 [해동선원]
한자가 "발해의 동쪽"이란 뜻을 품기도 하지만
우리 쓰는 해동이라는 단어가
"어린아이", "얼었던 것이 녹아서 풀리는 것"을
뜻하기도 하여서인지
해동선원의 이름이 "봄"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3월의 봄바람은 잠시 꽃망울을 더 여물게 하려는지
옷깃도 여미게 만듭니다.
선원을 둘러싼 저 멀리 산에는 눈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그리고 선원에 가까운 바로 뒷산은
하얀 눈을 살짝만 이고 있습니다.
안에서 보는 학교의 정문 밖 풍경이
봄맞을 들녁이 그러하듯
쓸쓸한 듯하지만 부드러운 태동을 느끼게 합니다.
법당안에서의 활기찬 큰스님 생신축하 행사와
옛이야기를 곁들인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 나와서
선원에 가까운 뒷산을 보니
그곳도 따뜻하고 흐믓한 열기에 상기되었는지
조금전까지 살짝 얹어져 있던 눈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