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문득, 몇 년 전에 열반하신 조계종 전 총무원장을 역임한 정대큰스님의 법문이 생각났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요약해봅니다)
전강큰스님을 시봉할 때였는데, 전라북도 익산 인근의 어느 사찰의 법문요청으로 전강큰스님을 모시고 가던 중, 비포장도로를 운행 중인 시골버스를 타고 가던 중이었답니다. 당시 차장은 요금을 안내는 사람들을 단속하고자 신체건장한 남자차장이 많았었다고 합니다.
전강큰스님이 연로하셨기 때문에 버스의 중간인 차장 바로 뒷좌석이 그나마 제일 안전할 것 같아 큰스님을 모시고 몇 정거장을 가는데, 차장이 맨 뒷좌석이 비었으니 어서 그리로 가라고 다그쳤답니다. 그래서 정대스님이 이런 저런 시비가 붙게 되었는데, 노스님이 극구말리며, 손수 맨 뒤로 가셨답니다.
그런데, 몇 정거장 못가서 마을청년 셋과 차장이 시비가 붙어 싸움이 벌어졌고, 이어 세 청년이 이빨이 서너 개씩 부러지는 것으로 사태는 끝나고, 결국 다른 버스로 목적지 사찰로 오시게 되었답니다.
그날 저녁 공양을 하고 차를 마시면서 전강큰스님께서 정대스님을 불러 앉히고, 한 말씀 하셨는데, ‘얘야, 내가 말리지 않고 뒤로 가지않았다면 아마, 너와 내 이빨이 서너 개씩 나갔을 거고, 아마 이렇게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그 차장 한 번 척 보니, 벌써 정상이 아니더라. 내가 절집에서 부처님 봉양하고 참선공부한다고 평생을 수행해왔다는데, 정상이 아닌 것도 분별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고승의 승려라고 불려질 수 있겠느냐. 극락도 좋고 천국도 좋고 팔만대장경 참선도 좋지마는 우리가 이 험난하고 험난한 인생을 육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안은 인생항로도 실다웁고 실다웁게 슬기롭게 살아가는 것도 중생이 살아가는 훌륭한 방편이니라'(이상 법문요약)
오늘 지금 나는 그런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만남을 지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스님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인생의 훌륭한 조언자를 가까이 혹 자주 찾아 대화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랬더라면 요 며칠간의 소란을 피할 수 있었겠죠..
세간에 흔히 하는 말로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머 이런 말도 있지마는, 도통하지 않더라도 선입견으로 척 하고 드는 느낌으로도 알 수 있는 그런 사람하고 시비가 붙어 며칠째 혼쭐나고 있습니다.
위 법문들을 때 마음으로 새기지 못한 나 자신을 탓하며, 이제 참회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마음으로 새겨봅니다.
이치와 현상, 자칫 이치로 치닫는 것에 대한 소중한 법문인 것 같습니다. 역시 선승의 일상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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