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좋기를 바라는 마음에 우리는 기도를 올린다.
그러나 기도에 임하는 가장 현명한 자세는 원인을 바꾸는데 있다.
원인이 안 바뀌고 어떻게 결과가 좋아지는가.’
오늘 지대방에 주지스님이 올린 글의 첫귀절이 마음에 걸려 몇 자 적어봅니다.
며칠 전부터 함께 일하게 된 직원이 쭈빗쭈빗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저, 죄송한데요, 한 날을 정하여 목사님 모시고 사무실에서 간소하게 축복기도시간을 가져도 될까요?”
아마도 내 책장 주위의 진열된 책으로 미루어 보아 제가 불교신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봅니다.
당연히 제 반응은
“아, 그럼요.. 날짜 잡으세요..사업 잘되라고 축복해준다는데요..제가 고맙지요..”
그렇게 해서 어제 오전 11시경 사무실에서 때아닌 간이예배가 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아버지가 목사인 친구가 있어 몇 년간 교회에 드나든 전력(?)이 있어서 주기도문, 몇 편의 찬송가는 기억을 되살려 따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함께 온 전도사님의 축복기도에 이어 목사님(저보다 2살 연상인 아주 젊은 분이셨어요)의 짧은 설교가 있었는데요..
그 날의 성경구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마태복음 7장7절-7장11절)
‘계속 청하십시오. 그러면 주어질 것입니다. 계속 찾으십시오 그러면 발견할 것입니다. 계속 두드리십시오. 그러면 열릴 것입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사람은 받고, 누구든지 두드리는 사람에게는 열릴 것입니다.
참으로, 여러분 가운데 누가 자기아들이 빵을 달라고 하는데 그에게 돌을 주겠습니까? 또는 물고기를 달라고 하는데 그에게 뱀을 주겠습니까?
그러므로 여러분이 악할지라도 자기 자녀에게 좋은 선물을 줄 줄 안다면, 하늘에 계신 여러분의 아버지께서는 청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좋은 것들을 주시겠습니까!’
그런데, 그 날 그 젊은 목사님의 15분 정도의 설교가, 이상하게 힘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그 이유를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젊은 목사님은 분당의 어느 큰 교회의 부목사(고용목사)님으로 계시다가 보름 전에 개척교회로 독립하셨다고 합니다(이제 겨우 신도20여분이 첫 주일예배 보셨대요)
또 서설이 길었는데요,
낯선 목사님과 여자 전도사님과의 40여분간의 짧은 만남 속에서 제가 놀란 것은 그 분들의 주님에 대한 엄청난 믿음과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자신감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종교생활과 일상생활의 괴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과연 내 신심은 어느 정도일까, 아니 과연 내게 원력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그 후, 성경책을 빌려, 위 마태복음 구절이 포함된 부분을 찾아 읽어 찬찬히 거듭 읽어 보았습니다. 이른바 예수님의 산상수훈이 설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동안 너무도 난해하여 기억의 저편에 숙제로 남겨놓았던 법성게의 한 구절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雨寶益生滿虛空 중생 위한 감로법은 허공에 가득하니
衆生隨器得利益 중생은 근기따라 이익을 얻는구나
아울러 관세음보살보문품도 생각났습니다.
오늘이 동안거 및 100일기도 입제일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청구하고, 계속해서 두드려야 함을 뜻하지 않은 기회로 가슴깊이 새겨봅니다.
본인인 내가 원하지 않는데, 간절한 불보살님인들 어찌하겠는가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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