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한 편의 시를 보내왔네요..
드디어 40대로 접어든 것을 자축하자면서...
그 친구는이 시를 접하고 지난 시절에 대한 회한이 있는 모양인데, 저는 좀 달랐어요..
그 시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어요..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깨달음의 도량이 어디메뇨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 지금 이 세상 바로 여기라네
해인사 장경각에 있는 주련이 생각나더군요...
시는 같은데 느낌은 다 다른 모양입니다..
-하늘은 지붕 위로- (Paul Verlaine의 시)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프랑스 시인 Paul Verlaine(폴 베를렌, 1844-1896)
메스의 귀족 출신으로, 19세 때부터 청년 시인들과 교제, 방종한 생활을 하였고,
26세에 결혼, 평온한 시민생활을 하며 시작(詩作) 활동에 몰두하였으나
J. N. A. 랭보를 사귀면서 함께 각국을 방랑하였으며,
1873년 랭보를 권총으로 쏘아 1년 반을 옥중에서 보냈고, 이때 가톨릭에의
신앙심을 되찾아 개심한 후, 아름다운 속죄와 구도의 종교시를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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